`캐디피 10만원 시대 오나.`
수도권 및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캐디피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팀당 캐디피를 7만원에서 8만원으로 1만원 올린 레이크사이드CC를 비롯해 뉴서울, 몽베르, 신안, 제일, 광릉, 제일CC 등이 올해 들어 8만원으로 1만원씩 인상해 받는 등 전반적으로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본지 조사 결과 캐디피로 8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골프장은 45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성수기였던 지난해 가을 캐디피를 인상하지 않았던 골프장들이 올해 인상한 데다 올릴 것을 검토 중인 곳들도 많아 올 가을을 전후해 잇단 캐디피 인상이 예상된다. 또 이 가운데 제주 지역 골프장 3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그린피가 비싼 이 지역 골퍼들의 평균 라운드 비용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들은 “물가 인상분을 반영했을 뿐”이라며 “캐디가 전문직으로 인식되면서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이직률이 높아져 인원 충당에 차질이 생긴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캐디피는 고스란히 캐디의 수입이 되기 때문에 골프장 수익과는 관계가 없다”고 전제한 뒤 “다른 곳에 비해 캐디피를 낮게 받으면 도우미의 자질이나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골퍼들은 해마다 그린피와 덩달아 오르는 캐디피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명문`임을 내세우는 골프장이나 등급제 또는 지정제 등을 시행하는 곳에서 앞 다퉈 높게 책정함으로써 `연쇄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한 골퍼는 “인력수급 등의 문제로 캐디 수입을 늘려줘야 한다면 당연히 영업을 하는 골프장측이 보전해 줘야지 왜 이용객인 골퍼들이 이를 부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골퍼는 “골프장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캐디들에 대해 골프장이 손님 돈으로 생색내는 것 아니냐”고 꼬집으면서 “이러다 9만원 되고 10만원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걱정했다. 한 골프계 인사는 “코스 관리나 서비스의 질보다는 그린피나 캐디피 액수로 평가를 받으려는 골프장의 자세로 애꿎은 골퍼들의 부담이 커지는 현실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