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에서 제시된 1차초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세계 각국에 분명히 밝혔습니다”
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농업협상과 관련, 지난 14~16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동경 비공식각료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김동태 농림부장관은 “최근 발표된 하빈슨 농업위원회 의장의 1차 초안은 협상의 참고수준이자 기초자료 일 뿐”라며 수용 불가 방침을 수파차이 WTO 사무총장을 비롯한 22개국 대표단에 모두 전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비공식 각료회의와 일본, 캐나다, 인도 농업장관과 잇따라 만나 “이번 초안은 관세 및 국내보조금 감축 폭이 지나치게 높게 제시되는 등 수출국 입장에 치우친 측면이 강한데다 각국의 농업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일안으로 제시된 데 대한 성급 성을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루과이라운드(UR)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수출ㆍ수입국간의 균형을 확보하며, 점진적이고 현실적인 개혁방안을 도출하자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 같은 주장은 우리 뿐만 아니라 유럽(EU)과 일본이 더욱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데다 인도, 캐나다 등도 관세감축에 상당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협상 분위기가 1차 초안대로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즉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1차 초안 수정과 함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개도국지위 유지`확보는 난관이 예상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그는 “선진국에 비해 상당한 수혜를 보는 개도국지위 확보는 다른 협상국가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야 되는데 농업수출국인 미국, 중국, 호주 등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데다 현재 공조체제국인 일본과 EU마저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최종협상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개도국과 수출국 장관을 두루 접촉해 협력이 가능한 분야는 최대한 협조하면서 개도국지위 유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DDA농업협상은 오는 24~28일 유럽에서 각료회의를 갖고 초안에 대해 구체적 논의를 벌인 뒤 3월말 세부원칙이 확정된다. 확정되지 않을 경우 6월중 이집트에서 각료회의가 개최돼 정해지고, 9월 국별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며 최종적으로 매듭짓게 된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