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슈퍼뱅크 신드롬' 다시 수면밖으로

추가 은행 합병(통합)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은행들의 움직임도 국민ㆍ주택은행 합병선언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은행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오히려 느긋하다.최근의 기류대로라면 한빛금융지주회사(가칭), 국민-주택 합병은행에 이어 세번째 수퍼뱅크의 탄생 시기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3월중 대형 은행 통합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ㆍ외환은행간 통합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고, 그동안 독자노선을 고집하던 신한은행마저 조기 대형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은행권에 일고 있는 '슈퍼뱅크 신드롬'이 금융산업의 지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거세지는 조기합병 논의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은행 추가 통합논의가 실제로 시작된 것은 지난달 중순"이라고 말했다. 촉발은 최근 이기호수석의 발언(금명간 1~2곳의 추가 은행합병이 있을 것)이었지만, 실제로 은행간 추가 합병 가능성은 지난달부터 감지됐다는 것. 그는 지난달 진념 재경부 장관이 "기업금융 중심의 대형은행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상기하라고 말했다. 당시 이근영 금감위원장도 국민ㆍ주택은행간 합병에 이어 또하나의 통합, 특히 기업금융 중심의 대형은행 탄생의 당위성을 거론했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업금융 중심은행은 바로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은행 통합선언이 내달중 전격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ㆍ기업은행 조합은 정부와 관련 은행 고위층에서 검토작업이 끝났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은행들 화답도 적극적 정부의 추가 은행통합 언급에 대한 은행권의 화답도 예상외로 적극적이다. 지난해 마지못해 합병논의에 동참했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 외환과 기업은행은 두 은행간 합병가능성이 나온지 며칠 되지 않아 '다른 은행과 합병이 가능하며, 검토할 것'이라는 요지의 공식ㆍ비공식적 반응을 보였다. 기업은행은 외환은행도 가능하다고 직설적으로 답했다. 외환은행도 임원회의 후 외환카드 매각이 끝나면 곧바로 다른 우량은행과의 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는 "2주전부터 다른 은행과의 합병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홀로살기'를 고집하던 신한은행도 공격적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당초 2004년까지 독자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갖출 계획이었다. 6~9월안에 지주회사를 출범시키기위해 조만근 씨티 등 외국은행의 자본을 끌어들일 방침. 신한은행의 이 같은 전략이 26일 느닷없이 바뀌었다. 6월 이후 다른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것. 시기를 대폭 앞당겨 덩치키우기를 선언한 셈. 하나은행도 마찬가지. 한미와의 합병이 사실상 끝났지만, 다른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의 합병에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마쳤다"며 "어느 파트너든지 연내 합병선언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ㆍ주택' 다음은 누구일까 조기 통합으로 유력한 조합은 외환ㆍ기업은행이다. 두 은행간 통합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와 두 은행 상부층에서 상당한 교감이 오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외환은행은 아직까지 기업은행외에 한미ㆍ서울은행도 대상으로 꼽고 있다. 외환은행이 주도적으로 합병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환ㆍ기업은행간 통합에 걸림돌은 특별법인 '중소기업은행법'이다.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과 합병을 위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법개정의 중심에는 중소기업중앙회와 관련이 있는 박상희 의원이 있다. 그는 기업은행외에 제2의 중소기업중심 은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과연 박의원과 관련 이익집단에서 두 은행간 통합에 찬성할지 의문이라는게 외환은행측의 설명. 신한은행의 경우 아직까지는 하나은행을 합병파트너로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두 은행의 자존심상 쉽게 합병조건에 동의할지 미지수다. 신한은행은 일단 우량은행과 배당 가능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꼽았다. 현실적으로 하나외에 기업ㆍ한미은행 등이 있으며, 외환은행의 경우 카드 매각후 대상군에 들어올 수 있다. 김영기기자 김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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