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14일 내놓은 선거구제 개편안에 대해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도농혼합형 선거구제와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선택 문제를 떠나 선거구제 개편과 지역구도 해소와는 무관하다는 논리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우리당내에서는 당론인 독일식 정당명부제보다는 도농혼합형 선거구제에 대한 비판이 우세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역구도 해소란 선거구제 개편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당이 선거구제 개편을 놓고 대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부에서조차 당론이 모아지지 않는 내우외환에 직면한 형국이다.
◇한나라당, “선거구제 논의 부적절”=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5일 선거구제 개편 문제와 관련, “선거구제는 (국가권력구조와) 친화성이 있어야지 따로 놀면 안 된다”면서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대통령제에 안 맞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 득표율을 갖고 그 지역에서 (비례대표를 결정)한다는 것인데 민의를 왜곡할 소지가 많다”며 우리당 정개특위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또 “지역구도를 완화한다면 행정구도 개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대표는 “2008년에 총선이 있는데 총선이 있기 전에는 인구도 변화하고 선거구도를 어떻게 바꿀까 논의하게 된다. 그 때 자연히 하게 될 것을 민생도 어려운데 국회의원 숫자를 어떻게 하고 선거구를 어떻게 하는 문제에 온통 뛰어들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리당 내부에서도 반발=유시민 의원 등 개혁당파가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 쪽은 당내 정개특위가 마련한 선거구제 개편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참정연 대표인 이광철 의원은 도농혼합형 선거구제를 겨냥, “지역구도 완화효과는 별로 없고 비례대표성만 보완해주는 차원의안”이라며 “결국 국회가 지역구도 타파를 핑계로 비례대표만 늘리려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노 386 모임인 의정연구센터나 재야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구 국민정치연구회) 등은 뚜렷한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지역구도 완화효과가 실제로 있는지 더 논의해봐야 한다”, “논의의 템포가 빠른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지낸 이강래 의원도 “실제로 도농복합이 지역구도를 깨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대도시 지역에 중대선거구제를 적용하는 도농혼합형 선거구제를 도입할 경우 피해가 우려되는 대도시 지역 의원들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