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펀드매니저들이 앞으로 1년간 세계 경제가 더욱 어두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기업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펀드매니저들은 주식 보다는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가 펀드매니저 339명(자산운용규모 1조달러 이상)을 대상으로 지난 5월6~12일 경제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앞으로 1년간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56%를 기록한 반면 낙관적이라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01년 이래 가장 부정적인 것이며 지난 3월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서도 급격하게 나빠진 것이다. 불과 2개월 전인 지난 3월에는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33%, 강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응답은 45%였다. 메릴린치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보워스는 “펀드매니저들이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바뀌었다”며 “이들은 세계 경제성장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도 악화됐다. 앞으로 1년간 기업 순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펀드매니저들은 60%로 지난 4월(52%)과 3월(39%)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대다수가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았지만 둔화될 것이란 응답도 늘어났다. 응답자의 61%가 내년 세계 근원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지난 4월의 70%, 3월의 78%에 비해 낮아진 것. 또 인플레이션율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지난 4월보다 두배 늘어난 16%를 기록했다. 경제전망 변화에 따라 펀드매니저들의 투자 전략도 기존과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매니저들은 아직까지는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지난달보다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에 대한 비중을 확대한다는 응답자는 지난 3월의 68%보다 줄어든 54%였던 반면, 채권에 대한 비중을 확대한다는 응답은 9%로 3월의 8%보다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