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신탕은 와인과 잘 맞는 음식"

세브도르 김기재 사장,와인 가이드북 출간국내에서도 와인 애호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가운데 와인의 문화적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 방법 등을 상세히 소개한 가이드북이 나와 주목된다. "보신탕을 먹으면서 반주로 와인을 곁들인다면 보신탕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하는 외국인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최근 `와인을 알면 비즈니스가 즐겁다'(세종서적)를 펴낸 와인 전문 주류백화점`세브도르'(서울 역삼동 소재) 대표이사 김기재(36.여)씨는 서양 문화에서 와인이갖는 상징적 의미를 이렇게 간접적으로 규정했다. 세브도르(CEP D'OR)는 프랑스어 `쎄빠쥬'(포도나무 가지)와 `도르'(황금)의 합성어다. 그는 "보신탕 외에도 곱창구이, 불고기, 수육, 생선찌개 등 의외로 와인과 잘어울리는 우리 음식이 많다"면서 "외국인과 우리 음식을 먹을 때 와인을 반주로 쓰면 우리 음식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공통어가 영어라면 세계의 공통 문화는 와인"이라면서 "비즈니스든지 친선교류든지 외국인과 가까워지고 싶을 때 와인을 매개체로 활용하면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와인 지침서'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주로 비즈니스 측면에서 와인의 장점과 효용성을 조명하고 실제 활용 사례를 소개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가장 기초적인 `와인병 따는 법'부터 상황에 맞는 와인 고르기, 음식과곁들여 와인을 즐기는 방법, 와인 종류별 특성과 제조 과정 등에 이르기까지, 와인에 관한 기초지식도 알차게 담겨 있어 초보자는 물론 상당 수준의 와인 애호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책에는 또 와인에 얽힌 에피소드가 여러 가지 소개돼 있는데 특히 흥미로운것은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시 남북 양측이 준비한 만찬용 와인을 전문가 시각에서 비교한 대목이다. 당시 북한은 최고급 프랑스 와인인 80년산 `샤토 라투르'에다 와인 전용 리달글라스와 디캔터(와인을 거르는 소도구)까지 준비해 국빈 만찬의 격식과 예우를 완벽히 갖춘 반면 우리측은 중저가 국산 와인에 가정용 크리스털 와인글라스를 내놓아행사 수준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TV를 통해 전세계에 중계된 만찬 장면에서 우리측 각료 대부분이 와인글라스의 다리 부분을 잡아야 하는 격식을 깨고 잔의 둥근 부분을 감싸쥐듯 잡았던 것은와인 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에게 매우 이상한 행동으로 비춰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와인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김씨가 술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부친 김대환(62)씨가 지난 89년 주류전문유통체인 `가자주류백화점'을 창업하면서부터였다. 한때 전국에 150여개 프랜차이즈 전문점을 둘 정도로 급성장하던 가자주류백화점이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다른 회사로 넘어간 뒤 김씨는 회사 뒷수습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가자주류백화점의 부도 이후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지만 가업을 잇는다는각오로 세브도르를 다시 열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국내 와인 문화의 저변을 넓히는데 전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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