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0월 12일] 中에 변혁 물결 일으킬 노벨 평화상

중국인들은 그동안 중국 대륙에 훌륭한 과학자ㆍ경제학자ㆍ작가들이 많음에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늘 안고 살았다. 그러나 지난 8일,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류사오보(劉曉波)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반중국체제인사로 중국에서 활동 중이며 (감히) 중국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를 요구하는 '08헌장'작성 주도혐의로 11년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1989년 천안문광장 대학살(massacre)을 기점으로 민주주의 수호 운동에 헌신했다. 그의 용기와 집념은 언젠가 인정을 받아 모든 중국인의 자부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에게 상을 수여하지 않도록 노벨위원회와 노르웨이 정부에 맹렬히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외교관들은 '노르웨이와의 관계 단절'을 운운하며 협박했고 중국 외무부는 이번 수상자 선정이 '음란'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전세계가 중국을 향해 던지고 싶었던 바로 그 말을 논평으로 내놨다. "중국은 급부상하고 있는 지위에 걸맞게 새로운 책임을 져야만 한다." 우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꾸준히 지적하기를 바란다. 지난 18개월간 워싱턴은 G2로 급부상한 중국과의 전략적 외교관계 수립 이후 중국 인권문제에 침묵했다. 이는 그동안 전혀 보지 못했던 광경이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중국은 자국의 경제와 군사력을 바탕으로 정치ㆍ외교ㆍ국내 문제를 맘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고 있다. 8일 오바마 대통령은 류샤오보를 '보편적 가치를 위해 애써온 용기 있는 달변가'라고 칭했다. 그리고 중국 정부에 가능한 한 빨리 그를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를 끝까지 내팽개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국 내에서 변화의 물결이 일어야 한다. 이번 수상을 기점으로 08헌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식이 고취되고 류샤오보가 주창한 정치 개혁 요구 시위도 증가할 것이다. 지난 2년간 이러한 요구를 담은 청원서에 수천명이 넘는 중국 시민들이 서명했다. 1930년 마오쩌둥이라는 한 젊은 혁명가는 "하나의 불꽃이 엄청난 불길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마오쩌둥의 공산당은 그 불꽃을 두려워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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