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자빌딩 양도차익 세금없다?

외환위기 이후 오피스 빌딩 사냥에 주력했던 외국자본들이 올해 들어 건물 매각에 나서면서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맥쿼리에 대우증권빌딩을 매각한 골드먼삭스는 단순계산으로 투자금액 대비 51%에 해당하는 244억원, SKC와 동양증권건물을 처분한 론스타는 26%에 해당하는 34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13일 국세청 등 관련당국에 따르면 현행 세법은 법인의 부동산 매각 시 특별부가세(개인의 양도소득세에 해당)가 아닌 법인세로 합산해 과세토록 돼 있다. 그러나 빌딩 매입 형태에 따라 과세되는 기준이 달라 일부 외국자본은 거의 세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물 매입, 처분 시 = 현물 매입ㆍ처분의 경우 법인세로 합산 과세된다. 빌딩 매각에 따른 자본이득을 포함한 법인의 총 수입에서 지출을 뺀 후 순이익에 대해 법인세가 과세되는 방식이다. 즉 현물로 사고 팔더라도 법인의 경우 해당 건물 양도차익이 아닌 법인의 총 순이익에 대해 과세된다는 것. 때문에 빌딩 매각으로 많은 이익을 올려도 법인의 영업실적에 따라 과세되는 세금 규모가 결정된다. ◇주식ㆍ채권으로 사고 파는 경우 = 이 경우 건물 매각에 따른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이 거의 과세되지 않는다. 특히 국가간 조세협약이 체결된 나라의 경우 주식으로 건물을 사고 팔 게 되면 부담할 세금이 거의 없다. 조세협약이 체결된 네델란드가 대표적인 예. 이곳에 본부를 둔 로담코는 법인을 새롭게 신설하고 건물을 매입한다. 그런 다음 법인의 주식을 팔아 건물을 처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빌딩 가치가 상승해 주식값이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올라 이를 매각해도 양국간 조세협약에 의거 세금을 물지 않는다. 채권의 한 형태인 ABS(자산담보부증권)으로 건물을 사고 파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채권이자수익률에 대해서만 과세될 뿐 건물 양도차익은 부과대상이 아니다. 외국자본 빌딩 거래 시 자문역을 맡고 있는 한 변호사는 “국가간 조세협약 등을 고려 초기부터 절세를 감안해 매입하기 때문에 실제 건물 처분 명목으로 과세되는 세금은 거의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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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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