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제유가 50달러 육박…산업계 '초비상'

'60-70달러까지 오를수도'-기업 비상경영

국제유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사상 초유의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다시에너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이번 유가 급등은 미국 멕시코만의 허리케인 피해 여파가 주원인으로 이라크 사태만큼 장기적 요인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석유재고 감소로 이어지면서 유가강세는 최소 수주 이상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유가상승 배경과 전망 = 2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11월물 선물가격은 49.90달러를 기록했는데 장중에는 한때 배럴당 50.47달러까지 치솟아 사실상 '유가 50달러 시대'를 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이라크와 베네수엘라의 정정불안이 주요인으로 중동산 두바이유를 비롯해 전 유종이 고른 상승세를 보인데 비해 이번에는 허리케인과 나이지리아내전 영향으로 두바이유보다는 WTI와 브렌트유를 중심으로 유가가 오른 것이 특징. 무엇보다 미국 멕시코만에 불어닥친 허리케인의 피해로 현지 석유생산시설의 가동 차질이 장기화되고 이에따라 미국의 주간 석유재고가 2주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한것이 유가 급등을 유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주 미국 주간 석유재고는 원유의 경우 지난주 대비 380만배럴, 중간유분은 130만배럴, 휘발유는 160만배럴이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는데이같은 재고감소는 1-2주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미국의 석유재고가 증가할수는 있겠지만 증가분이 얼마나 될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증가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 석유재고 감소에 따른 공급 불안감이 한달 이상 지속될 경우 지금과 같은 유가 초강세 현상이 석유 소비량이 많은 겨울철로 이어져 수개월간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석유 전문가들은 미국의 석유류 통계에 부정적인 수치가 지속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50달러를 지나 60-7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유가에 거품이 끼어있는 만큼 시장 불안 요소가 해소된다면 일시에 폭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 산업계 에너지절감 비상 = 추석 연휴 직전부터 상승세를 타던 국제유가가 연휴에도 진정되지 않고 최고가 행진을 계속하자 상당수 대기업들은 담당 임원들이 비상 출근하는 등 고유가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기업들은 우선 지난달부터 시작한 한등끄기와 같은 에너지절약 강화에서부터 상품가격 인상, 공장가동 중단 등 각종 고육책을 한층 강화하는 등 비용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한 아이디어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화섬업계는 지난달 중순이후 다소 안정되기 시작한 유가가 한달만에 다시 폭등세를 보이자 원료가격 인상에 초비상이 걸렸다. 최근 2-3달 사이 유가상승으로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의 원료가가 30-40% 급등한 화섬업계는 추가 상승 우려속에 공장가동률을 70-80% 수준까지 낮추며 생산량 조절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전체 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항공업계도 유가급등 재발로 대한항공은 4천억원, 아시아나는 2천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 발생이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유가를 WTI 기준 30달러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짰으나 현재 50달러를 넘보는 상황이 돼 사업계획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다. 유가 영향이 비교적 적은 전자업계도 고유가에 따른 운임과 원자재 가격 인상을우려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LCD, 휴대전화의 비행기 수출이부담이며,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플라스틱 관련 원자재 가격 인상이 포착되고 있다. LG전자는 사업본부 차원의 TDR(Tear Down & Redesign:기존의 모든 프로세스를완전히 찢고 새롭게 다시 설계 한다는 뜻) 활동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구.생산.판매 등 사업부문별로 급하지 않은 투자와 지출을 자제하고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내핍경영에 나서는 한편 생산량 대비 에너지사용실적을 분석, 철저한 피드백을 통해 에너지 소비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고있는 건설업계도 주요 자재값과 물류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현대산업개발은 건설현장 차량이동 상황을 본사에서통합 관리하는 등 업체마다 비용절감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전사적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착수했고 대우조선은 수익성만회를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으며, 포스코는 조강생산량 1t당 에너지사용량을 520만㎉에서 2006년까지 400만㎉로 낮추는 에너지관리 계획을 수립, 시행중이다. 이밖에 유통업계는 매장 온도 조정, 조명 최소화 등의 에너지 절감대책을 마련중인데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말부?전국 매장의 화장실에 절수장치를 설치, 변기의 물 사용량을 25% 이상 절감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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