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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할렘街서 음식점 '마나스' 운영 베티 朴씨

지역 흑인들과 '공존경영' 화제<br>종업원·손님 대부분이 흑인<br>불우이웃 돕기·봉사도 활발


뉴욕 할렘가에서 가장 큰 흑인음식(Soul Food) 체인점인 '마나스'를 운영하는 한국 여성이 흑인들과의 '공존경영'으로 맨해튼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베티 박(53) 마나스 사장은 닭 날개와 돼지곱창 등 흑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을 125번가를 중심으로 한 할렘가에 3개, 브루클린 흑인동네에 3개 등 모두 6개를 운영하고 있다. 100명이 넘는 종업원 대부분이 흑인이고 손님의 90% 가량이 흑인들이다. 할렘가에서 '베티'를 모르면 스파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는 할렘가의 터줏대감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기업은 사람으로 인해 돈을 벌고 사람으로 인해 망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회계장부보다는 사람 관리가 이재를 가져다준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소외받는 흑인들도 인격체로 대해주고 능력이 있는 매니저와 요리사는 머리를 숙여가며 자기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할렘 지역 대소사에 일일이 얼굴을 내미는 마당발이다. 할렘 개발위원회 이사를 맡으면서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어린아이들의 방과후 수업에 학비를 보내고 흑인교회 행사에 음식을 제공한다. 경조사 참석은 물론이다. 그는 가난이 싫어 이화여대 2학년 때 중퇴를 하고 지난 74년 미시간주로 이민을 왔다. 중국 음식점에서 여종업원으로 일을 하다 84년 할렘가로 들어왔다. 당시만 해도 할렘가는 위험천만한 동네였다. 그는 권총강도를 5번 당했으며 흑인들이 고의로 한인제품 불매운동 보이콧을 하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할렘가뿐 아니라 맨해튼의 유명인사가 됐다. 다음달에는 아시안여성기업인협회가 수여하는 '2006 여성기업인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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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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