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 1,150선 붕괴/전문가 진단] 연말 1,130원대ㆍ내년 1,100원대 점쳐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 약세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엔화와 마찬가지로 원화도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환율정책과 함께 통상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원ㆍ달러 평균환율이 1,130원대로 최소 20원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 11월 미국 대선전까지 부시행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가치의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 일부에서는 원화환율이 내년에는 1,100원선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경제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요인은 결국 미국의 재정과 무역수지의 동시 적자, 즉 쌍둥이 적자에서 비롯된다”며 “환율 문제해결 만으로는 미국의 경기부양이 힘들어 결국 부시 행정부는 아시아 각국에 통상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하락 공세보다는 통상압력이 우리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미국 통상관련부처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4분기 환율 평균은 달러당 1,130원, 내년에는 1,11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올 4분기와 내년을 거치면서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대거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심민영 연구위원은 “생각보다 환율하락 속도가 빠르다”며 “이 상태로 하락하면 4분기 평균 환율은 1,120원~1,130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환율은 달러당 1,10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며 “오는 10월말 미국회계감사국에서 한국ㆍ중국ㆍ일본에 대한 환율조작 조사결과가 나오면 통화가치 절상 압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 연구위원은 “일본과 경쟁하는 기업들의 경우 수출경쟁력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중국과 경쟁하는 기업들의 경우 수출에 큰 차질을 겪을 것”이라며 “결국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이번 환율하락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환율방어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며 “정부도 이제는 원화강세를 인정하고 이에 맞는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1,150원을 방어선으로 설정하고 이를 계속 유지하다 보면 나중에 투기세력 등의 개입으로 환율이 갑작스럽게 폭락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최대한 환율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도와주면서 국내 기업들이 환경변화에 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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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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