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油價 방심해선 안된다

국제유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지만 10월 말 배럴당 55달러시대를 경험했기 때문인지 정부나 국민들의 이에 대한 걱정이 덜한 것 같다.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 1월 물은 18일 46.28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는 지난 주 14%인 5.27달러가 올라 2000년 1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20일엔 보합세를 보였지만 원유시장을 둘러싼 불안한 국제정세는 고유가시대의 정착은 물론 폭등세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10일 카이로 총회에서 유가폭락을 우려,생산 쿼터를 초과한 일일 100만배럴을 1월1일부터 감산하기로 했다. OPEC은 세계경제의 성장둔화와 각국의 비축물량 증가로 인한 소비감소로 내년 1ㆍ4분기에 매일 200만배럴 공급이 과잉될지 모른다며 감산량을 더 늘릴 태세다. 나이지리아와 러시아 등의 공급불안 및 이라크 반정부 무장세력의 송유관 파괴로 인한 수출불안도 유가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OPEC의 이러한 감산추세와는 달리 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인도ㆍ중국의 에너지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공급과잉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OPEC이 예상대로 감산량을 더 늘릴 경우 국제유가는 다시 지난 10월처럼 널 뛰기를 시작,고유가시대로 줄달음칠 수 있다. 배럴 당 60달러시대가 오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가가 조금 안정됐다고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 석유소비량은 세계 7위, 원유수입은 4위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가장 타격이 큰 나라다. 한국은행은 고유가를 원高와 함께 내년도 우리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꼽고 있다. 현재 유가도 지난해에 비해 25~30% 인상된 것이다. 다행히 올 겨울은 난동으로 석유소비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정도로 고유가시대를 극복할 수 없다. OPEC도 고유가가 세계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유가인상을 억제해야 하겠지만 정부나 국민도 유가 반등세에 관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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