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삼성 반도체만큼 눈부신 업적을 남긴 제품도 드물다. 한마디로 ‘신화창조’였다. 30년간 누적 매출 110조원에 이익 29조원이란 사업결과도 그렇지만 기술개발과정은 더욱 그러하다. 18년간의 기술축적에 이어 92년 64M D램 개발부터 94년의 256M D그램, 96년 1G D램, 2003년 4G 플래시메모리, 2004년의 60나노 8G 플래시메모리에 이르기까지 삼성반도체의 기술개발엔 어김없이 ‘세계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이 같은 기술개발에 힘입어 반도체는 한국의 대표상품이 됐다. 92년부터는 한국 제1의 수출상품으로 발돋움, 한국수출의 10% 이상을 담당해왔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반도체 수출경기에 따라 웃고 울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요즘은 수출상품 1위 자리를 휴대전화에 위협 받고 있지만 반도체산업의 기반이 없었으면 휴대전화ㆍ디스플레이ㆍ컴퓨터산업 등의 성장으로 이어진 IT강국이 될 수 없었다.
반도체, 특히 삼성반도체가 이처럼 IT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앞을 내다보는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과 ‘사람’을 중시하는 인재양성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삼성이 처음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누구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뛰어넘어 삼성반도체가 세계 제1의 메모리얼 반도체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 기업의 성장은 사람에 달렸다”는 인재중시정책 때문이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삼성반도체의 성장에 그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메모리얼반도체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시장은 비메모리얼 부문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비메모리얼 부문이 훨씬 높다. 삼성이 반도체 30주년을 맞아 비메모리 분야의 핵심제품 육성을 다짐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시의 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삼성의 이 같은 때를 놓치지 않는 도전정신과 인재중시정책이야 말로 오늘의 경제난국을 극복, ‘반도체신화’를 이어가고 확산시킬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