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건국 60주년 한국경제 어제와 오늘] <16> '경제나침반' 산업연관표

제조업비중 줄고 서비스업 꾸준히 늘어<br>물가, 환란후 유가등 대외변수에 취약


초고유가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다면 유가나 공공요금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산업연관표’는 유용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각 산업 부문은 서로 다른 산업으로부터 원재료ㆍ연료 등 중간재를 구입한다. 여기에 노동ㆍ자본 등을 결합해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엔진ㆍ타이어 등 많은 부품이 필요한데 엔진이나 타이어 생산에는 각각 철강ㆍ고무 등 원재료가 투입돼야 한다. 산업연관표는 이처럼 일정기간(보통 1년) 동안 국민경제 내에서 발생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및 처분과 관련된 모든 거래 내역을 일정한 원칙과 형식에 따라 기록한 통계표이다. 산업연관표는 가로와 세로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세로(열) 축은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ㆍ노동ㆍ자본 등 각 생산요소가 투입한 비용의 구성을 나타낸다. 가로(행) 축은 각 산업 부문에서 생산된 생산물이 중간재나 최종재로 판매된 내역을 표시한다. 이 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산업 부문간의 상호연관 관계를 보여줘 국가 경제의 공급과 수요구조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장점도 있다. 산업 부문간의 상호의존 관계를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산업연관표는 한 나라의 경제구조 분석은 물론 각종 경제 정책의 파급효과 측정 등에도 이용된다. 산업연관표 상에서 도출되는 생산ㆍ부가가치ㆍ고용유발계수 등을 활용해 유가 상승이 물가 또는 각 산업별로 미치는 영향이나 올림픽 같은 대규모 행사의 경제적 효과 등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경제예측이나 국민총생산(GNP)과 같은 국민계정 통계의 자료가 되기도 한다. 장래 특정연도에 대한 공급과 수요를 산업별로 세분해 예측함으로써 중장기 경제개발계획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기술이나 산업구조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경제에서는 거시경제모형에 의한 분석과 산업연관 분석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질 때 더욱 효율적인 경제분석이 가능하다. 산업연관표는 지난 1930년대 초 미국의 경제학자 바실리 레온티에프(W.W.Leontief) 교수에 의해 작성된 후 현재 많은 나라에서 경제정책 수립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1960년 처음 작성한 후 5년마다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실측표를 만들고 있으며 실측표 발표 중간에 부분적인 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정한 연장표를 내는 등 모두 스무차례에 걸쳐 발표해오고 있다. 문제도 있다. 산업연관표 작성에는 장기간이 소요돼 작성 대상연도와 발표시점의 시차가 매우 크기 마련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내외 경제여건의 상황을 판단하는 데 제약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산업연관표는 2003년 자료가 가장 최신판이다. 2003년을 기준으로 현재의 우리 산업구조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산업연관표에 의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변화 모습을 살펴보면 2003년은 농ㆍ어ㆍ광업 비중이 2.5%, 제조업 44.5%, 전력ㆍ가스ㆍ수도ㆍ건설업 10.4%, 서비스업 40.6%로 제조업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995년, 2000년의 산업구조와 비교해보면 제조업 비중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서비스 부문의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가 파급 효과를 살펴보면 2003년의 경우 원유의 수입가격이 10% 오를 때 국내 소비자물가는 0.36%포인트 상승했다. 1995년에는 유가가 10% 오를 때 물가는 0.27% 상승하는 데 그쳐 외환위기 이후 국내 물가는 국제유가 등 대외변수에 더욱 취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국내 경제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상승 속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3차 오일 쇼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안정 및 유류소비 감소 대책이 요구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중화학공업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ITㆍ서비스ㆍ관광업 등과 같은 에너지 저소비산업에 대한 육성책을 마련, 산업구조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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