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인운용자금 주식투자 편중 심각

한국은행 '99년 자금순환동향'지난해 주식 열풍으로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개인들의 주식운용자금 비중이 80년대 말 증시호황수준을 넘어서 사상 최고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운용자금중 주식자금의 비중을 지나치게 늘림에 따라 주가 폭락 등의 사태가 일어날 경우 개인파산 등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반면 기업들은 증시호황에 힘입어 직접 자금조달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 주식자금 운용 큰폭 증가= 한국은행은 23일「99년 자금순환동향」에서 98년에 30조2,000억원의 가계빚을 갚았던 개인들은 지난해에는 23조3,000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렸다고 밝혔다. 경기회복에 따른 가계소비의 증가와 금융기관의 대출확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수 있다. 이에따라 개인들의 자금운용 규모는 소득증가와 차입금 확대에 힘입어 전년 53조9,000억원에서 63조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이중 개인들이 주식 투자자금이 지나치게 늘었다는 것이다. 전년도 5조9,000억원에 불과했던 주식투자자금이 금액으로는 13조7,500억원으로 2.3배까지 늘었으며 전체 운용자금 중 주식비중이 10.9%에서 21.8%로 상승했다. 95년 8.4%, 96년 7.8%, 97년 10.6%에 비하면 지나치게 높을 뿐더러 사상 최대의 증시호황 이었던 80년대 후반의 증시호황기때(88, 89년 16%대)보다도 5%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문제는 이같이 주식투자자금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데도 개인들의 자금잉여규모는 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라 전년 84조1,000억원에서 39조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즉 저축수단으로는 위험성이 높은 주식시장을 선호하면서 소비지출도 늘려 가계 유보자금의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기업들 직접금융 증가, 차입경영 개선 = 기업들은 은행차입금이 증가한데다 주식발행도 호조를 보여 신용경색이 극심했던 98년(27조7,000억원)보다 많은 53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나 외환위기 이전인 97년(118조원)과 비교하면 절반밖에 안됐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기업들의 차입경영 관행이 많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금의 조달형태에서도 역력히 나타난다. 은행 등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2조1,000억원에 그쳤으나 직접금융은 주식발행이 급증함에 따라 26조8,000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대외신인도 회복에 따른 해외차입도 10조원에 달했다. 즉 비싼 금융비용을 물기보다는 주식발행 등을 통한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형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98년에 주종을 이뤘던 회사채 발행중심에서 지난해에는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이 주종을 이룬 것이 특색이다. 기업들은 또 98년 수지악화로 1조9,000억원의 금융자산을 순처분했으나 지난해에는 자금조달 확대와 경기회복 및 금리안정에 따른 기업수지 개선으로 23조2,000억원의 자금운용여력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기업·개인·정부가 99년말 현재 안고 있는 금융부채는 934조8,000억원으로 98년말에 비해 2.6%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명목GNI(국민총소득)에 대한 비율도 1.95배로 전년(2.08배)보다 하락했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 입력시간 2000/03/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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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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