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규 도로건설 사업에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전국의 도로망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판단 하에 앞으로는 도로건설은 민간자본에 맡기고 대신 철도 예산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8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SOC 투자를 24조3,000억원으로 올해(25조1,000억원)보다 8,000억원(3.2%) 줄인다고 밝혔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12대 재원 배분 분야 가운데 유일하게 내년 예산이 감소했다. 2년 연속 SOC는 예산이 삭감된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08년 SOC 예산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시 증액된 것으로 경제 정상화에 따라 위기 이전으로 복귀한 셈”이라며 “도로는 이제 어느 정도 충분하다는 평가와, 고속도로와 국도 병행에 따른 유사.중복 투자 문제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녹색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SOC 투자의 양대 축인 도로와 철도 투자 비중을 올해 1.5대 1에서 내년에는 1.3대1, 2012년 이후에는 1대1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철도 예산은 내년 5조4,523억원으로 올해보다 1,000억원 정도 늘지만 고속철도 공사가 급물살을 타는 2012년 이후에는 증가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 3조2,000억원을 투입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내년에도 마스터플랜대로 3조3,000억원을 들인다. 여기에 수자원공사가 3조8,000억원을 보태 내년에 도합 7조1,0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세종시 건설도 사업진척도를 감안해 적정 소요를 반영한다. 중앙행정기관 건설에 2,604억원, 세종시-오송역 연결도로 건설에 736억원 등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