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정권이양 작업을 책임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과 관련, 정치인은 가급적 배제하고 실무자적 인수위를 꾸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인수위원장은 비정치인 출신의 외부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당선자는 이날 인수위 구성과 관련해 이 같은 방향을 제시한 뒤 새 정부의 콘셉트를 구상하는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들어갔다. 이 당선자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가능하면 배제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가벼운 실무자적 인수위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어떤 형식적인 것보다 실질적으로 인수인계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실제로 측근들에게 ‘인수위팀’ ‘4월 총선팀’ ‘조각팀’으로 나눠 정권출범 작업을 서둘러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수위원장에는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과 박세일 서울대 교수, 윤여준 전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이에 앞서 이날 아침 노무현 대통령과 당선 후 첫 전화통화를 갖고 순조로운 정권이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정권 인수인계과정에서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당선자는 임기 말 국정의 원활한 마무리를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늦어도 다음주 초 안에 회동을 갖고 국정현안 전반을 협의할 예정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이라크 파병,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등 시급한 국가적 현안을 인수위와 최대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어 이날 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부시 대통령은 축하 인사와 함께 이 당선자의 미국 방문 초청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