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돼지와 뱀이 싸우면

제7보(101~121)


달리 받아서는 뒷맛이 고약하다고 보고 최철한은 흑1로 참아두었고 백4 이하 8이 기분좋은 삭감책이 되었다. 백8을 본 최철한은 5분쯤 망설이다가 흑9로 손을 돌렸는데 이 수가 최초의 실착이었다. 이 수로는 다소 억울하더라도 참고도1의 흑1로 곱게 받아줄 자리였다. 그랬더라면 중앙과 우변 일대에 70집 이상의 확정지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으로 흑의 완승 태세였던 것이다. 백은 2에서 4로 두는 정도인데 그때 흑5로 육박하면 우세했다는 것이 김성룡9단의 분석이었다. 실전은 백10과 백12가 선수로 놓여 흑진이 대폭 줄어들었다. 흑15로 반발한 수는 최선. 참고도2의 흑1, 3으로 받는 것은 백4까지 좌하귀에 상당한 실리를 주게 될 뿐만 아니라 백에게 6, 8로 중앙을 삭감당하게 되는데 이 코스는 흑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대국장인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의 별실에는 검토실이 마련되었는데 그곳에 모인 기자들 사이에서 박수동의 만평이 화제가 되었다. 주제는 ‘돼지와 뱀이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길까’였다. 박수동은 뱀이 유리하다는 식으로 만평을 그렸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돼지가 뱀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이 기자들의 얘기였다. 뤄시허의 별명은 아기돼지. 최철한의 별명은 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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