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7일] 식품업계 '웰빙 무한경쟁 시대'

지난 2006년 3월 한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한 과자에 관한 이야기를 기억한다. 당시 그 프로그램은 과자에 들어가는 첨가물이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과자를 먹던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고 국내 유명 제과회사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었다. 첨가물이 유해한지 무해한지(실질적으로 연관성은 찾을 수 없지만) 여부를 떠나 그 사건은 국내 제과사들에 변화를 일으키는 하나의 단초가 됐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제과회사들 사이에서는 ‘소비자 신뢰회복’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과자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2007년 초 오리온은 트랜스지방 제로를 선언했고 이어 그해 6월에는 스낵을 튀길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팜유 대신 해바라기유로 대체하면서 몸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을 대폭 줄였다. 또 올 들어서는 몸에 좋은 것은 더하고 좋지 않은 것은 줄이면서 영양 밸런스를 생각하는 ‘닥터유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닥터유 컬렉션’이라는 웰빙브랜드를 출시했다. 다른 제과회사들도 웰빙을 강조한 제품들을 출시하거나 출시할 계획이고 최근 이마트는 ‘스마트 이팅’이라는 웰빙 자체브랜드(PB)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일단 소비자들은 제과회사의 이런 변화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 광우병 사태에서 보듯 먹거리는 자신의 아이와 국민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소비자들은 과거 저관여 충동제품(매장에서의 노출에 의한 즉각적인 구매행태)에서 상대적인 고관여 제품으로 전이, 단순히 끌리는 맛이 아니라 내용물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게 된 것이다. 제조업체는 건강과 맛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힘들게 됐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과 관여도가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생각하면 고난의 과정에서 승리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무한 전쟁터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앞으로 과자를 만드는 제조업체는 거의 완전식품의 개념으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과거 부모님께서 “과자 먹으면 밥 못 먹는다”라고 말씀하시던 시절이 지나고 “밥 안 먹을 거면 과자 먹어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과 영양 밸런스를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