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자동차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도요타자동차와 볼보 등 글로벌 메이커들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비해 공장 가동을 줄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오는 11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캐나다 제2공장의 연간 생산 대수를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인 7만5,000대 규모로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주로 북미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RAV4를 생산할 예정이던 이 공장에서는 주야 2교대근무제 대신 주간에만 가동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도요타는 올해 전세계시장 판매계획을 950만대로 낮춘 지 한 달 만에 올해 미국시장의 판매목표를 종전 300만대에서 270만대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또 올 일본시장은 240만대에서 225만대로, 유럽시장은 20만대를 낮춘 130만대로, 아시아시장은 10만대를 낮춘 180만대로 목표를 낮추기로 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선고된 지난 16일 창립 100주년을 맞은 GM은 12일 미국 상원 에너지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미국 자동차산업의 회생을 위해 250억달러(27조7,000억원)의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GM 측은 “올해 2ㆍ4분기에만 약 155억달러의 적자를 내 신차종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융자금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GM의 6월 말 현재 부채 초과액수는 무려 570억달러(약 60조원).
볼보도 판매 감소를 고려해 연간 생산량을 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볼보는 올해 판매 대수가 4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생산량을 약 2만대가량 줄일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45만7,000대보다 12%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볼보는 10월부터 생산라인의 3교대를 없애는 한편 700명을 정리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볼보의 올해 미국 판매는 23%가, 지난달에는 49%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