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때린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된데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던 40대 남성이 재판을 받던 중 법정에서 아내를 흉기로 찔러 결국 4년이나 옥살이를 하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박순관 판사는 4일 법정에서 증인 선서를 하려던 아내를 흉기로 찌른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로 구속기소된 황모(49)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황씨는 2003년 11월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됐으나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해 재판을 받아왔다.
황씨는 지난 4월15일 오후 3시15분께 서울동부지법 3호 법정에서 증인 선서서를쓰기 위해 법정 뒤편에 와 있던 아내 A(49)씨의 머리를 갑자기 흉기로 찔렀다.
황씨는 또 이를 말리던 A씨의 친구 홍모(47.여)씨의 오른손도 찔러 홍씨의 손가락이 4㎝ 가량 찢어지기도 했다.
당시 법정에는 구속사건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교도관이 없었으며 법정 경위 이모씨가 다른 방청객과 함께 황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황씨는 경찰에서 "아내를 오랜만에 만나니 화가 나서 그랬다. 흉기는 평소에 갖고 다니던 것"이라고 진술했었다.
황씨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의 집단ㆍ흉기 등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법정 난동' 당시 재판 중이던 형사사건은 취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범행 당시 정신장애로 심신장애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신 감정 결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했을 뿐 심신장애 상태는 아니었다"며 "정신 감정 결과와 재판 중인 법정에서 난동을 부린 점을 감안해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