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진로는 두 가지가 있겠죠. 선수로 계속 뛰든지 아니면 공연에 나서며 가능하다면 학교 생활을 병행하는 거지요."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올 시즌을 마무리한 '피겨여왕' 김연아(20ㆍ고려대)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29일새벽 (한국시간) 치러진 대회 갈라쇼를 화려하게 마무리한 다음 취재진과 만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김연아는 "지금의 실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선수 생활을 더 하겠다. 하지만 경기를 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더는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며 아직 진로에 대한 결정을 굳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을 할 때면 '이걸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대회가 끝나고 나서도 다음 시합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두렵다"고 선수로서 느끼는 스트레스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조금 쉬고 나서 오랜만에 탈 때면 마음 편히 잘 타게 된다. 10년 후에도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오서 코치도 메인코치가 되기 전까지 아이스쇼 무대에 선 만큼 나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스케이트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올 시즌을 마친 김연아는 31일 귀국해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 토론토로 돌아가기 전까지 한국에 머무른다. 그동안 아이스쇼 출연(4월16~18일)과 CF촬영, 팬미팅 등 빡빡한 일정이 남아 있다. 그는 "운전면허까지 딸 시간은 없을 것 같고 맛있는 것을 배가 터지도록 먹고 싶다"며 "살이 찌더라도 뭐라고 하지 말아달라"며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