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등 정유 4개사가 8월1일부터 아스팔트 가격을 전격 인상하는데 대해 이를 원재료로 쓰는 아스콘 업계가 철회를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정유 4사는 8월1일부터 아스팔트 가격을 kg당 평균 400원에서 550원으로 37.5% 올리기로 하고 이를 대리점을 통해 아스콘 업계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아스콘 업계는 국제 유가와 휘발유가가 최근 들어 내려가는 추세인데도 갑자기 아스팔트 가격을 올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상 철회와 정부의 조치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를 4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열기로 했다.
아스팥트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29% 오른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아스콘 업계는 납품 중단 등의 집단행동 끝에 지난 5월 원자재 인상분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톤당 4만5,000원에 관급계약을 맺었다. 기존 인상분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아스팔트 가격이 오를 경우 전국 420여개 아스콘 업체들은 적자 가중으로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스콘은 정부에 납품하는 관급과 민간 건설업체 등에 공급하는 민수로 판로가 나눠져 있다. 관급 가격은 민수 가격이 일단 올라간 뒤 이를 토대로 정부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민수 가격은 제때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원자재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기는 무리라는 게 아스콘 업계의 주장이다. 아스콘 공사는 건설 공사의 마지막 공정이어서 이미 결정된 예산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아스팔트 가격이 올라가면 아스콘의 제조원가는 톤당 약 6,750(기층용)~9,000원(표층용)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이는 지난해 관급공사에 소요된 아스콘 납품수량이 1,550만톤인 것을 감안할 때 연간 약 1,000억원 이상의 도로 건설 비용이 증가하는 셈이다. 결국 국민 세금 부담으로 돌아가며 지자체 등의 예산 집행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게 아스콘 업계의 주장이다.
아스콘연합회의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에 아스콘 관급계약을 맺은 뒤 정유회사들에 공문을 보내 앞으로 아스팔트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며 “정유사들은 개별적으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고유가의 고통을 국민과 영세기업에 전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 측은 “그 동안 아스팔트는 거의 노마진 상태로 공급해왔으며 특히 대리점들은 과당 경쟁으로 더 할인된 가격으로 유통시켜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중국과 비교해도 국내 공급가는 kg당 100원 이상 싼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