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슈퍼 부자도 지갑 닫나

글로벌 경제위기 불안감에 버버리등 사치재 매출 급감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지구촌의 ‘거대 부호(super-rich)’들마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시장의 심각한 붕괴가 슈퍼 리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불가리ㆍ버버리ㆍLVMH 등 각 분야 명품 브랜드 실적 전망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체 명품시장 규모는 올해 2,187억달러(1,750억유로)로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하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컨설팅업체인 배인엔코에 따르면 내년 전체 명품시장은 2,068억~2,157억달러로 축소되며 지난 2007년 실적을 밑돌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명품산업은 2005년 이래 4년 연속 실적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이번 금융위기 여파로 하향 반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치재시장이 이처럼 둔화하는 이유는 주고객군인 미국 및 서유럽 국가의 매출이 주식 평가액 하락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 달 새 급감한 가운데 명품 소비층으로 신규 합류한 러시아ㆍ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치품시장은 소비 증가와 신흥국가의 신규 참여, 소비그룹 확충을 위한 중저가라인 육성 등의 영향으로 지난 10년 동안 배 이상 팽창했다. 명품업체들은 올 들어 초고가 마케팅에 집중, 실적 하락을 막아왔으나 이 같은 노력도 곧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탈리아 밀라노 소재 방카 리어나르도사의 파올라 페시아르니 애널리스트는 “명품산업은 몇 분기가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0년까지 수요 회복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버리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스테이시 카트라이트 도 “재고량 증가가 최근 분기(7~9월)에 부각돼 전체 회계연도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반기 매출이 계획 규모를 밑돌았고 재고량은 예상보다 많은 1억500만달러에 달했다”고 시인했다. 버버리의 최근 분기 매출 성장률은 17%로 전 분기보다 5%포인트 둔화됐다. 루이비통, 모엣 샹동 등이 포함된 세계 최대 럭셔리 기업인 프랑스 LVMH도 지난주 자금지출계획을 하향 수정했다. 독일 의류브랜드인 에스까다 역시 이번 회계연도에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코냑으로 유명한 프랑스 주류업체 레미 쿠앵트로도 반기 매출이 2.5% 떨어졌다고 공개했다. 명품업체의 주가 역시 하락 국면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오른 기업은 프랑스 초고가 브랜드인 에르메스 정도에 불과하다. 버버리와 코치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57.6%, 45.9% 하락하며 모국인 영국(-49.61%)과 미국(-34.04%)의 주요 지수보다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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