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정말 기분좋은 빵때림

제7보(84~100)


약이 오른 마샤오춘. 86으로 재차 공격을 가했지만 조훈현은 이미 수습의 방책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흑91이 선수가 된다는 점이 포인트. 백92의 응수는 불가피하다. 이 수를 게을리하면 참고도의 흑1 이하 5로 대형사고가 발생한다. 92의 응수를 확인한 조훈현은 93으로 맛좋게 따내 버렸다. 이렇게 되고 보니 원래는 공격부대였던 좌변 백이 도리어 목숨을 구걸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백94는 돌의 체면을 살린 수. 흑대마의 사활을 은근히 추궁하고 있다. 이미 93으로 이득을 보았으니 이제야말로 흑95로는 97의 자리에 보강하는 것이 상식이겠지만 조훈현은 표독하게 실전보 95까지 활용하고 비로소 97에 지켰다. 계속해서 98을 본체만체하고 99로 따내는 것을 보고 검토실의 서봉수9단이 쓴웃음과 함께 한마디. “정말 기분좋은 빵때림이네요. 마9단이 얼마나 속이 상할까. 괜히 참가했다고 후회하게 생겼구먼.” 마샤오춘은 2년 동안 삼성화재배를 보이콧해 왔다. 대국장소가 마음에 안들고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대국 일정도 자기 체질에 안 맞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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