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태풍에 17P추락 646 마감주식시장이 미국발 태풍에 줄 끊어진 연처럼 추락하고 있다.
9월의 마지막날인 30일 거래소시장은 장중 24포인트까지 추락해 640선이 무너지는 등 폭락세를 보이다 장 후반 낙폭을 약간 회복했으나 투매분위기였다.
강력한 지지선으로 받아들여졌던 700선 붕괴이후 660선도 힘없이 무너졌고 이젠630선은 물론 600선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지수버팀목 역할을 해내던 삼성전자가 오후 2시40분 현재 3.55% 급락한 29만8천500원을 기록함으로써 '추락하는 칼날'이 어디쯤에 꽂힐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다우지수 7,500선 지지력에 한계를 드러내기시작했고 이번주 발표되는 9월 공급관자협회(ISM) 제조업지수, 실업률 등의 경기지표도 악화될 것으로 보여 7,000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글로벌펀드 환매압력 가중-외국인 매도 증가-기관 손절매 가중' 등의악순환에 빠질 경우 우리 증시는 600선을 지키는 것도 힘겨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 바닥이 안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장이 '심리적 패닉' 상태여서 바닥권을 가늠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리증시가 미국시장에 따라 춤을 추는 상황에서 기업의 가치를 근거로 적정주가 수준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증시의 바닥이 보지지않기때문에 우리 증시 역시 어디까지 추락할지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당혹해하고 있다.
바닥권에서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탈출조짐을 보이기 마련인데 이날 거래량은 거래소와 코스닥 합쳐 겨우 8억주 수준이라는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600∼650선의 박스권이 다시 하향조정될 수 있다"며 "외부요인에 흔들리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마저 빠지고 있어 바닥권을 점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리증권 신청호 이사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측면에서 주가수준을 예측하는 단계는 지나갔다"며 "경기악화 방향에 압도돼 주가가 터무니없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센터장은 "거래없이 주식시장이 추락하고 있다"며 "반등세를 펼치는가 싶던 미국시장이 지난주말 급락한만큼 어디까지 떨어질지 예측할 수없다"고 말했다.
◆ 일단 620-630선 지지 기대
전문가들은 이처럼 바닥권을 논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지수대를 짚어내자면 620∼630선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재작년부터 테러발생 이전까지 500∼630의장기박스권이 형성됐다"며 "이제는 620∼630선이 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지수대"라고지적했다.
우리증권 신 이사는 "기술적 분석상으로는 지난해 테러발생 이전 박스권 상단부인 630선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하락압력이 커지다보면 이를 일시적으로 하회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620∼630선에서 지지를 받게 되면 10월 중순 이후 다시 650선 이상에서 박스권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박스권이 일시적으로 하향조정된 양상"이라며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워낙 싼 만큼 10월 중순 이후 650∼720선 사이의박스권 장세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 추가하락시 580선까지 가능
바닥권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인 가운데 58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LG투자증권은 지난 7월말, 하반기중 종합주가지수가 58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증권사의 박윤수 상무는 "지난 5월이후 기업 실적 개선모멘텀의 약화가 가시화하고 있고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기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초 우리 경제는 견실한 내수와 하반기 미국경제회복을 바탕으로 적어도내년까지는 확장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 경기의 회복 지연으로 향후주식시장 전망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윤두영 이사도 "문제는 미국-이라크간 전쟁발생 가능성"이라며 "전쟁 가능성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만큼 580∼620선의 박스권도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