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보유외환으로 무장한 차이나머니가 연이어 미국은행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중신증권(씨틱)은 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에 10억 달러 규모의 상호 지분 투자를 통해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 파트너십을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베어스턴스는 전환사채 등 총 7%의 씨틱증권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씨틱증권은 향후 3.9%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 옵션 조항을 포함해 총 9.9%의 베어스턴스의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양사는 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아시아 전역에 광범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합동 벤처를 홍콩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신설 합작 벤처는 베어스턴스의 홍콩과 도쿄, 싱가포르 사업부와 씨틱증권의 홍콩 사업부를 통합해 운영하게 된다.
베어스턴스의 제임스 케인 최고경영자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향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과 중국의 금융당국이 이번 제휴를 승인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베어스턴스로서는 아시아 금융 서비스를 석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씨틱증권도 베어스턴스와의 제휴가 국내 고객들에게 새로운 금융 상품과 글로벌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사례가 "해외 금융사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금융사를 키우려는 중국의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며 향후 중국의 월가 진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중국개발은행은 영국의 바클레이은행 지분 6.7%를 매입한 데 이어 이 달 들어서는 민생은행이 미국 내 최대 화교 은행인 UCBH은행 지분 9.9%를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