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주상의는 지역 건설협회?

광주상공회의소의 위상 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역 경제계에 확산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가 이 같은 근심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주 열린 18대 상의 의원선거 결과 건설 관련업종 의원들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기 때문. 실제 42명의 일반의원을 뽑는 의원선거 결과 19명의 의원이 새로운 얼굴로 바뀌었는데 이 가운데 14개 업체가 건설 관련업종이며 나머지 5개 업체만이 비 건설업종이다. 게다가 연임된 23명의 의원 중에서도 9명이 건설업종에 연관돼 전체 일반의원의 절반을 넘는 23명이 건설업에 종사, 심각한 업종 편중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의원구성에 힘입어 지난 17일 열린 상의회장 선거에서도 남양건설 회장인 마형렬 현 광주상의 회장이 불출마하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연임에 성공하자 지역 경제계는 광주상의가 제2의 건설협회로 전락하고 말 것 이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광주상의의 사업 방향과 집행부를 결정할 수 있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의원총회 구성원인 의원들이 특정업종에만 치우쳐 있어 광주지역 경제계 전체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 광주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이 되는 자동차 관련업종의 경우 단지 1곳만이 일반의원으로 선출됐다. 여기에다 해가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는 광산업체의 경우 회원사가 단 1개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많은 고용효과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체의 공장이나 법인의 참여도 크게 위축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광주상의에 대한 지역 경제계의 반발이 구체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일부 대기업체의 광주지점은 “광주상의가 회원업체에 대한 서비스는 전혀 없이 회비만 거둬가는데다 각 업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직에 더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탈퇴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지역업체는 “말로는 광산업과 디자인 산업 등 첨단산업과 자동차 등 부품산업 육성에 전력을 다한다고 하지만 광주상의 내에 이 같은 일을 추진할 인적구성이 없다”며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상의 제18대 회장으로 선출된 마형렬 회장은 “고액회비 납부자와 전임 의원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수용기자 csy1230@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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