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억제대책으로 2ㆍ4분기중 가계부채가 4년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신용카드나 백화점카드, 할부사 등을 통한 외상구매가 6조원 이상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던 지난 98년의 비해 감소폭에 훨씬 더 큰 것으로 시중의 소비위축이 심각함을 입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ㆍ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2,525억원이 감소해 지난 98년 4ㆍ4분기(2조4,574억원이 감소)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구당 빚은 2,915만원으로 전분기말의 2,916만원보다 1만원 감소, 작년 말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처럼 올 2ㆍ4분기 가계빚이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외상구매가 급감한데다 가계대출 억제조치로 신용카드 부문의 대출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상으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판매신용은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의 판매감소로 6조647억원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ㆍ4분기(3조9,000억원 감소)보다 큰 감소폭으로 사상최대규모다.
한편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분기(5조6,342억원)보다 비슷한 5조8,12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자가 싼 은행의 가계대출은 9조6,542억원이 늘어 전분기(5조316억원)보다 대출이 많이 늘어난 반면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등 여신전문기관 대출은 8조3,710억원이 줄어 감소폭이 전분기(-2조5,178억원)보다 3배 이상 커졌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가계신용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고 신용불량자수도 증가세가 지속돼 가계신용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