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서해 비단뱃길 조성계획'이 '알맹이 없는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ㆍ홍콩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홍콩 현지 특파원 간담회 자리에서 여의도ㆍ용산~경인 아라뱃길 15㎞ 구간에 '서해 비단뱃길'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2012년까지 여의도에, 2016년까지는 용산에 각종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국제ㆍ연안터미널을 각각 조성할 예정이라도 덧붙였다. 시는 이 뱃길에 2012년부터 길이 120m, 폭 20m 규모인 5,000톤급 크루즈(호화유람선)를 운행, 중국 동부 연안도시를 오가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2016년까지 국내 처음으로 물 위에 떠 있는 한강 수상호텔(1만5,000㎡)도 건립할 방침이다. 수상호텔은 기존의 선박을 개조한 형태가 아니라 국내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지상 5층 규모에 300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꾸밀 계획이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구체적 알맹이가 빠진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선 준비기간이 3년도 안 남아 너무 짧다는 지적이다. 두 사업 모두 민간자본(크루즈 700억원ㆍ수상호텔 1,000억원)을 유치해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익성이 우선인 민간업체가 사업타당성 검토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 참여할지 불투명하다. 또 국내에 경험 있는 선사가 없는 상황에서 누가 운항을 담당할지, 한강 수중보는 어떻게 처리할지, 준설은 언제 얼마나 할지 제대로 된 계획이 없다. 무엇보다 크루즈 이용 수요가 과장됐다. 한강운화백지화서울운동은 논평에서 "연간 이용객을 16만명으로 예상했는데 현재 크루즈여행이 활발한 일본의 이용객 수가 16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전세계 크루즈 평균 규모가 7만~8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크루즈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운 소형 여객선 규모이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용산터미널 인근에 한강 수상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의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나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이는 등 절차상 문제가 많다"며 "이는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인운하계획에 발 맞추려는 과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