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청계천, 한국인 저력의 상징

청계천이 서울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내 언론은 물론 외국 언론에서도 청계천에 대해 적지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세계의 유수대학이 청계천의 생태를 연구하고 이스탄불이나 울란바토르, 타이베이에서는 청계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나 또한 한국에서 생활하고 거주하는 서울시민(?)으로서 청계천의 복원에 대한 관심이 적지않았다. 청계천이 과연 어떻게 복원됐기에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며 짧은 기간에 생태하천으로 복원이 가능한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광화문에 위치한 회사와 청계천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지난주 회사 임원들과 함께 청계천 나들이를 했다. 청계천을 방문한 것은 오후 시각이었지만 도심의 빌딩 숲으로 시원하게 흐르는 청계천의 노변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휴일이 아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한가롭게 거니는 사람이 적지않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외국인들도 삼삼오오 관광하는 모습이 보였다. 통행로를 따라 잠시 산책을 했지만 서울의 도심 한가운데 청계천을 보면서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지난주 일요일에는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청계천을 방문했는데 두 아들들도 이쪽에서 저쪽 바위를 건너며 뛰어 놀고 마치 서울을 벗어나 자연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청계천 변을 따라 조성된 나무들과 휴식공간, 하천을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 양편으로 조성된 숲과 습지 등 모든 것이 살아 있는 자연, 생동하는 자연공간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노변을 따라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과 청계천 아래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 노변에서 다양한 공연과 연주를 하는 모습은 마치 도시와 시골, 사람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영락없는 천혜의 생태공원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구나 서울의 도심 속에 흐르는 맑은 물줄기를 보노라면 서울의 심장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47년간 콘크리트 덩어리에 갇힌 죽은 하천을 다시 살려놓았으며 2년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복원시켰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복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공적인 냄새가 다소 남아있기는 하지만 하천지류에 물이 흐르고 생태계가 복원되도록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청계천을 보면서 단결력과 추진력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저력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한국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단지 올림픽을 치른 나라,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라는 인식이 적지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최단 시간 안에 IMF체제에서 벗어나는 등 어려운 시기 때마다 국민적인 단결과 저력으로 지금은 세계 경제 강국의 면모를 키워가고 있다. 청계천도 그러한 한국인의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청계천이야 말로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명물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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