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이 국책 금융기관의 자본금을 현행보다 5조원가량 증액, 이를 통해 은행에 우회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유동성 확보와 재무 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국책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에 나서는 방식이다. 1일 한나라당과 금융위원회 등 당정은 청와대에서 밝힌 은행 자본확충 지원방안으로 국책기관의 자본금을 당초 계획보다 더 늘려 이를 통해 시중은행의 후순위채ㆍ하이브리드채권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가닥을 잡고 세부사항 등을 논의ㆍ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당정은 기업ㆍ산업ㆍ수출입은행ㆍ주택금융공사ㆍ신용보증기금ㆍ기술보증기금 등 6개 국책기관의 자본금을 당초 계획치인 3조5,000억원보다 더 증가한 4조8,500억원에서 최대 5조2,500억원 늘리기로 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 증액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기업은행에 대해 출자 규모를 5,000억원 증액, 총 1조5,000억원을 늘리고 주택금융공사도 3,000억원 증액해 5,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신보와 기보에 대해서도 총 증액 규모를 각 5,000억원과 2,000억원에서 7,000억원과 4,000억원 등으로 늘리는 것도 추진 중이다. 최종 증액 규모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확정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더 늘려 국책기관의 자본금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증액된 수준도 사실 부족하다”고 밝혀 현물출자 등 추가적인 증자도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 등 정부와 은행 자본확충의 일환으로 국책기관을 통해 지원하는 것에 대해 세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만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프리워크아웃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국책기관이 나설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들 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으나 늘어난 국책기관 재원을 은행 등에 대한 지원에 사용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는 “현재 초안에 대해 논의가 된 것 같다”고 말해 국책기관을 통한 은행 자본확충 방안이 곧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정은 더욱 침체되는 실물경기를 고려해볼 때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기 위해 유동성을 더욱 줄여나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책기관의 역할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