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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조선시대 담장길·공룡 발자국… '환상의 시간여행'

■ 경남 고성<br>공룡박물관 진품 화석 7점 전시<br>골재성분 풍부한 돌담 원형 유지<br>참다래·도다리 등 먹을거리 풍부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

상족암국립공원 공룡 발자국

고성 송천마을 참다래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조선시대 담장길·공룡 발자국… '환상의 시간여행' ■ 경남 고성공룡박물관 진품 화석 7점 전시골재성분 풍부한 돌담 원형 유지참다래·도다리 등 먹을거리 풍부 고성(경남)=글ㆍ사진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상족암국립공원 공룡 발자국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고성 송천마을 참다래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상족암 군립공원의 해안가는 하루 한차례 1억년 전 까마득한 시간으로 되돌아간다. 바닷물이 빠지는 순간 1억년 동안 간직해온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발자국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오랜 세월을 지나고도 선명한 흔적으로 암반 위에 새겨져 있다. 바닷가에 드리워진 태곳적 신비를 뒤로 한채 학동 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황토를 발라 돌을 촘촘히쌓아올린 돌담길이 푸근하게 맞아준다. 400년이 넘는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버텨온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도시에서 안고 있던 근심 걱정들이 잠시나마 봄눈 녹듯 사라진다. 마침 타임 머신을 타고 여행하듯 장구한 세월의 흔적을 넘나드는 이곳은 경남 고성군이다. 약 1억년전 공룡들이 남긴 발자국, 2,000여년 전 소가야의 웅장한 고분, 임진왜란 직후에 지어진 전통 한옥에 이르기까지 고성은 온 동네가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억년 전의 흔적= 남해안 한려수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상족암 군립공원은 고성이 자랑하는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상족암(床足岩)은 바위의 모양이 마치 밥상 다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해면의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들이 계곡을 형성한 자연경관이 그야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그 중에서도 상족암 부근 해안을 수놓은 1억년 전의 공룡 발자국들은 미국 콜로라도, 아르헨티나 서부 해안과 더불어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손꼽힐 만큼 진귀한 명물이다. 지난 1982년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된 이 곳에선 실제로 6km에 걸쳐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들의 2,000여 족적이 선명하다. 특히 제전마을 촛대바위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육중한 무게의 공룡들이 뛰어다닐 때마다 주변 퇴적물에 형성된 울퉁불퉁한 공란층(공룡들이 걷고 뛰면서 층리구조가 파괴된 교란구조)을 통해 공룡 발자국의 ‘성찬’을 발견할 수 있다. 공룡 발자국을 제대로 관찰하고 싶다면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에 맞춰 오는 것이 좋다. 상족암 해안가 뒤편 언덕에 자리한 고성공룡박물관에 가면 공룡의 탄생부터 멸종까지 모든 역사가 한눈에 펼쳐진다.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박물관은 공룡 진품화석 7점을 비롯해 복제화석과 모형공룡 등을 통해 공룡의 생태를 보다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박물관 외관은 고성 상족암 일대에 많이 서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구아나돈의 몸체와 크고 작은 공룡 알을 겹쳐놓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광장에는 세계 최대 높이(24m)의 공룡탑과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전시실에 마련된 다양한 종류의 공룡 골격들은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또 공룡퍼즐, 공룡과 달리기코스, 3D 영상실 등 어린이들이 공룡과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자녀들의 체험학습장소로 인기 만점이다. 관람시간은 3~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1~2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400년 전의 흔적= 마을의 형세가 마치 ‘학이 알을 품은 모습’과도 흡사하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의 학동마을은 전주 최씨 안렴사공파의 집성촌으로 임진왜란의 여파가 잠잠해지기 시작한 1,600년경 처음 들어섰다. 한 때 150여세대가 모여 살 정도로 번성했지만 지금은 50여세대 100여명의 주민들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 6월 국가등록문화재 제258호로 지정된 학동마을의 돌 담장은 마을 뒤 수태산에서 채취한 두께 2~5cm의 납작돌과 황토를 결합해 바른 층 쌓기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마을에서 출토되는 황토에는 골재 성분이 많이 포함돼있어 오랜 세월이 흘러도 쉽사리 무너지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계속 돌담을 따라가면 전주 최씨 11대 종가인 최씨 고가(지방문화재 제178호)가 나온다. 현 소유자인 최영덕씨의 5대조인 최태순 선생이 고종 6년(1869년)에 지은 한옥으로, 안채ㆍ익랑채ㆍ곳간채ㆍ대문간채ㆍ사랑채 등 5채의 건물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예스러운 양반가옥의 멋을 한껏 뽐내고 있다. 마당 한켠에서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가 말없이 남도의 봄 기운을 전해준다. 오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이 곳으로 내려와 선조들의 터를 지키고 있는 최영덕 씨는 “앞으로 고택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더 많은 도시사람들이 고가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초록빛 자연을 체험하는 참다래마을= 고성읍에서 서남쪽으로 22.5km 떨어진 하일면에 위치한 송천 참다래마을에 가면 전국 최고 품질의 참다래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참다래는 자연에서 채취한 산약초와 천혜녹즙, 미네랄이 풍부한 해초류, 한방영양제 등 40여가지의 천연비료로 재배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고성 참다래는 당도가 19.5 브릭스로 일반 참다래(17 브릭스)보다 훨씬 높다. 흔히 ‘키위’로 알고 있는 참다래는 뉴질랜드가 아닌 중국이 원산지다. 키위는 뉴질랜드 식물학자가 참다래를 개량해 만든 품종으로, 생김새가 뉴질랜드에서 서식하는 키위 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1977년 국내에 뉴질랜드산 묘목이 도입된 이래 경남 고성을 비롯한 전남과 제주 일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으며 1990년대 수입산 키위와 구별하기 위해 ‘참다래’란 이름이 처음 붙여졌다. 뉴질랜드산 키위가 널리 알려진 탓에 아직도 참다래를 수입과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토종 과일이다. 참다래는 1~2월 가지치기를 시작해 5월말~6월초 개화, 9~11월 수확한다. 바나나와 마찬가지로 수확 후 숙성과정을 거쳐 먹는 후숙 과일인 참다래는 충분히 숙성이 된 11월에서 3월 사이 판매가 집중된다. 봄철 참다래 맛이 가장 달콤한 이유이기도 하다. 참다래마을의 최재민 대표는 “고성 참다래는 충분한 일조량과 바닷바람, 따뜻한 기온 등 천혜의 자연조건과 생명환경농업기술로 만들어져 전국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참다래마을에서는 참다래를 직접 깎고 으깨서 잼으로 만드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연간 3,000여명이 참가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자녀들과 함께 농촌의 자연을 느끼고 싶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고성의 먹거리=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고성은 깨끗한 자연에서 나는 갖가지 농수산물이 풍부하다. 용암포에서 만난 조경식(67) 이장은 “고성은 마을을 둘러싼 산과 바다가 외부 오염원을 차단해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깨끗한 자연환경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남해안 청정수역에서 잡히는 도다리는 고성의 대표 먹거리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다리는 3~5월 봄이 제철인 생선이다. 도다리가 봄에 맛있는 이유는 생선의 담백한 맛을 결정짓는 지방산이 봄에 가장 많기 때문. 주로 뼈째 썰어먹는 세꼬시로 즐기는 도다리는 특유의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특히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인 뽈락과 신 김치를 곁들여먹는 도다리회는 경남 고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별미다. 봄나물인 쑥을 듬뿍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은 겨우내 잃어버린 식욕을 되찾아준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취나물과 청정해역에서 캐낸 굴은 고성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먹거리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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