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 경기둔화 경고 주목해야

미국과 세계 경제의 둔화를 우려하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글로벌 신용위기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IMF는 특히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에 앞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1.9%로 종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춰 잡고 서방선진7개국(G7)의 성장률 역시 2.3%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경제기구를 대표하는 IMF와 OECD가 모두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외견상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브프라임 사태 직후 급락했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수출도 꾸준히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오랜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 및 실물 모두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당장 괜찮다고 해서 국제경제기구의 진단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검토했던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 은행들조차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영란은행은 4주 만에 다시 665억달러의 긴급자금을 상업은행에 지원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내연상태에 있다. 특히 올해보다는 내년 경제가 더 걱정이라는 IMF의 전망에 주목해야 한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충격은 시차를 두고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구나 최근 국내 경제사정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분양아파트가 크게 늘어나면서 외환위기 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8%에 이르고 있다. 가계부채는 6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은행 대출이 어렵자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가계가 늘어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가계부실과 금융불안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는 불안요인에 적극 대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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