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린스펀 발언에 '달러 폭락'

美경상수지 적자로 달러 매각 예상…중앙은행 개입 한계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9일 미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커 향후 달러 매각이 예상되며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엔 한계가 있다고 밝히자 달러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 금융인 회의 연설을 통해 "환율 예측은 동전 던지기처럼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일정 시점에는 분명히 달러 매각과 가치 하락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그린스펀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뉴욕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6개 주요통화 바스켓에 대해 지난 1995년 이래 최저로 떨어졌다. 또 오전 9시42분(현지 시각) 현재 달러는 엔화에 대해 1달러 당 103.29엔으로 지난 200년 4월 이래 4년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공영 ARD방송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 현재 유로는 1.3054달러로 전날에 비해 0.88% 포인트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린스펀 발언이 달러 약세가 불가피한 대세임을 확언하는 것으로 해석돼 조만간 유로는 1.40달러, 대(對)엔화 환율은 1백엔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는 전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연설에서 ""미 경상수지 적자 규모에 비춰볼 때 달러 가치를 더해 균형을 잡으려는 욕구가 향후 어느 시점에서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 투자가들은 결국 달러 자산 비율을 조정하거나 또는 높은 위험도를 상쇄하기 위해 달러 보유에 대한 더 큰 대가를 바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아직은 외국인들이 미국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자금을 빌려주고 있으나 결국 일정 시점에 가서는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달러 표시 주식과 채권을 매각해 미 증시 폭락과 금리 급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러나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떤 수준의 달러화 가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환율 예측은 동전 던지기 확률 예상과 마찬가지로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이 개입해 외환시장에서 환율 흐름을 바꾸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금융시장은 장기적으로 미 경제의 지불력 균형을 깨뜨리는 위기 없이 조정 과정을 흡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국내 저축률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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