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미국 인터넷기업에 대한 유럽의 도전

파이낸셜타임스 1월23일자

프랑스와 독일은 구글ㆍ야후 등 미국 인터넷업체에 도전하기 위해 ‘콰에로(Quaero)’라는 검색엔진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라틴어로 ‘나는 찾는다’는 뜻인 콰에로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콰에로 프로젝트는 지난해 4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간 합의로 추진됐다.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시대 미국의 헤게모니에 도전하기 위한 유럽의 노력 중 하나다. 시라크 대통령은 올해 신년연설에서 미국 기업들의 인터넷 지배에 대항하기 위해 콰에로 개발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독일 총리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콰에로 개발에 있어 프랑스와 독일간 협력관계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시라크 대통령의 야심찬 계획은 이미 블로그계와 프랑스에서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유럽의 연구개발비는 구글ㆍ야후 등 미국 인터넷 기업들의 연구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또 프랑스는 과거 ‘미니텔(Minitel)’이라는 정보 네트워크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세계적 보급에는 실패한 경험이 있다. 물론 에어버스나 갈릴레오 위성 내비게이션과 같이 미국 기업과 경쟁하려는 유럽 정부 주도의 시도가 성공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정부 주도 아래 미국 인터넷 기업을 뛰어넘으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주도적인 혁신자들은 구글ㆍ야후ㆍ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들과 같이 주로 개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IT업계 거인들에 비해 더 민첩하고 생산적임을 입증했다.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혁신가 및 기업인들에게 우호적인 경제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개인과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분야에서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식으로만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유럽 내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이 부족하고 연구개발 예산이 농업지원을 위해 삭감되는 등 유럽의 IT 환경이 매우 뒤처져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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