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생필품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며 쌀 값 등 농산품 가격이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조짐에 따른 경제 부작용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 곡물을 남미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감안할 경우 중국 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농산품 수요는 원자재 대란에 이어 곡물 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플레이션 부작용 현실화= 9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쌀 가격은 지난 해 8월에 비해 30%나 상승했다. 특히 최근 한 달여 사이 가격이 급등, 지난 1월까지 톤 당 1,200위앤대에 거래되던 쌀 값이 현재 1,500위앤대까지 상승했다. 쌀 뿐 아니라 전반적인 농산품 가격도 크게 올라, 지난 1월 농산품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6%나 상승했다.
이러한 농산품 가격 상승은 중국 내 인플레이션 조짐이 가시화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린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될 때 사람들은 현금이나 예금보다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실물을 선호하며 물품 사재기에 나서게 된다. 이와 관련 AWSJ은 최근 농산품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이 중국 경제에 이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원자재 수송이 늘어나면서 불거지고 있는 물류난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엔 `곡물 대란` 오나= 중국 내 곡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 발(發) 원자재 대란에 이어 곡물 대란 마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 농무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전반적인 곡물 생산이 크게 줄면서 전 세계 곡물 재고율이 현재 지난 8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공급부족으로 재고량이 급감, 지난 99년 28.4%에 달했던 곡물 재고율이 지난해 말에는 16.1%로 급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당장 3월부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 곡물추수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중국 수입 곡물량이 늘어날 경우 곡물가 상승은 물론 운임료 상승에 따른 원자재 상승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