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소타고 봄이온다" 기대 확산

"본격적인 황소장세(Bull Market)가 올 것인가."뉴욕 월가는 최근 경제지표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를 제시하자,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황소장세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있다. 물론 장세를 긍정적(Bullish)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지, 아직도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느니, 시장이 꺾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부정적(Bearish) 관점도 만만치 않게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뉴욕타임스지는 "황소들이 달리기 시작했는가"라는 제목으로 황소장세 가능성을 제기했고, CNNfn은 "이번에 황소는 진짜"라며 시장을 부추기고 있다. 그만큼 시장에 낙관론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 5영업일 동안 블루칩 30개 지수인 다우존스 지수는 2%, S%P 500 지수는 2.9%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7% 올랐다. 경기 회복과 동시에 그동안 저평가된 기술주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스닥 지수는 연초 주가에 비해 아직 1.1%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한해 동안 거품이 꺼질대로 꺼진 기술주들이 최근 경영실적 호조를 잇달아 발표하고 잇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는 분기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예고, 8일 하룻동안 주가가 무려 13.2% 폭등했고, 인텔도 분기 수익 향상을 발표했다.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 스티븐 밀루노비치는 "기술주가 경기 회복과 함께 수익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술주에 대한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 다시 등장한 황소론 황소장세를 예측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말에 발표된 노동통계에 자신감을 가졌다. 지난 2월 미국의 실업률은 1월 5.6%에서 5.5%로 낮아져 두달 연속 실업률 하락을 기록,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지난 2월에는 7개월만에 처음으로 6만6,000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경기침체로 인한 대량의 실업사태가 끝나고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과거 통계를 보면 실업률 하락은 경기침체가 끝난후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지난 1~2월 고용통계는 이미 경기침체가 끝나고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희망을 제기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보수적 관점에서 경기를 해석하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마저도 "경기가 회복단계에 있다"고 말함으로써 월가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었다. 낙관론은 투자 자금을 증시로 유입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자금 흐름 분석기관인 트림 탭스에 따르면 지난주 32억 달러의 신규자금이 증권시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그동안 인기가 폭락했던 뉴욕 월가의 불리시 이코노미스트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가장 낙관적인 이코노미스트로 꼽히는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은 S&P 500 지수가 연말에 1,250까지 간다고 주장했던 두달전의 전망을 바꿔 1,300까지 간다고 주장했다. 현재 S%P 500 지수는 1,164이다. 그녀는 ", "인플레이션이 잡혀있고, 금리가 낮기 때문에 기업 수익이 향상될 것을 전제하면, 주가가 오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형 뮤추얼 펀드인 푸트남의 펀드매니저 데이비드 킹도 저금리, 수익 향상을 전제로 주가 상승을 예측했고, 증권브로커회사인 파이퍼 제프리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단계를 상승기의 초기단계라고 규정했다. 기업경영분석기관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S&P 500 지수 구성기업의 수익이 지난해보다 1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 밀려난 비관론 황소가 곰을 한쪽 구석으로 밀어냈지만, 여전히 뉴욕 증시에는 곰이 다가올 여지가 있다. 비관론자의 주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이번 경기침체기에 뉴욕 증시의 거품이 사그러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루칩 지수인 S&P 500 지수는 정점에 비해 37%, 나스닥 지수는 70% 가라앉았지만, 기업 수익이 악화됐기 때문에 실제 주가수익률(PER)은 S&P 500 구성기업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높은 23~24에 머물고 있다는 것. 또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FRB가 곧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고, 잠복해 있는 엔론 파동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모건 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바이런 위엔은 "지난 2년동안 주가가 충분하게 하락하지 않았다"면서 "뉴욕 주가는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고 말해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변동에 민감한 뉴욕 채권시장은 8일째 하락했다.월가의 자금이 상승가능성이 높은 다른 나라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도 뉴욕 증시 상승한계론의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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