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며칠 전 종묘공원 앞을 지나간 적이 있다. 공원벤치와 여유공간에는 노인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장기를 두거나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곳에 나오는 노인들의 대부분은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자식들 눈치도 보여 거의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한다. 실로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2002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7.9%인 377만명으로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오는 2019년에는 전체인구의 14.4%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 프랑스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115년이 걸린 것에 비해 우리의 19년은 초단시간이며 이는 그만큼 우리에게 고령화에 따른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이 날에 맞춰 보건복지부에서는 '노인복지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그 주요 내용은 내년부터 경로연금 대상연령을 65세로 낮추고 노인시설 요양비를 소득공제해주고 간병비를 국고로 지원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이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이다. 단편적인 지원보다는 보다 많은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일자리가 없는 노인들은 생활고(生活苦), 무위고(無爲苦), 질병고(疾病苦), 고독고(孤獨苦) 등 이른 바 4苦에 시달리고 이 문제들로 인해 고령화 사회의 위기가 조성된다. 때문에 일자리 창출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영역을 보다 확대하고 고용 안정을 추진해야 한다. 월급과 계급이 올라만 가는 제도와 관습을 없애고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근로시기 연장과 노인들의 경험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측면에서도 보다 많은 고용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둘째, 노동인구가 비노동인구를 부양하는 현행 국민연금에 대해 수급개시연령의 연장, 소득대체율의 인하, 연금 소득의 과세 등을 추진하고 스스로가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개인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셋째, 노인들 스스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미리 자포자기하지 말고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능동적인 생각을 가지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집 앞 청소, 교통 할아버지 등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구나.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자신의 처지에 맞는 경제활동도 가능하리라 본다.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복지정책이야 말로 지금 노인들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정책이다. /조재환<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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