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3(일) 19:415대 그룹의 사업 구조조정이 실시된 후 국내기업의 대외신인도가 회복되면서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합작 등 사업제의가 부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들어 다소 주춤했던 국내기업들의 외국자본 유치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5대 그룹을 중심으로 중복·과잉 투자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하면서 그동안 헐값을 제시하며 대한(對韓)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외국기업들이 더 값이 오르기 전에 「사자」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
현재 외국기업들로부터 합작 및 자본출자 등의 제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는 5대 그룹이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한 정유를 비롯해 항공·석유화학 등과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등으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정보통신 분야 등이다.
한화에너지를 흡수하기로 한 현대정유는 사우디 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산유국들로부터 3억~4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있으며 단일법인으로 출범키로 한 항공분야에서도 국제 메이저들의 입질이 잦아지고 있다.
현대정유 관계자는 『한화에너지와의 합병으로 생산능력이 대폭 늘고 대외신인도도 높아지자 그동안 투자에 소극적이던 산유국들이 장기적인 원유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출자·합작 등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기 등 일부 업종에서는 외국기업의 지분참여 문제가 구체화되고 있어 곧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보잉사는 단일법인으로 출범키로 한 삼성·대우·현대 등 항공3사 대표들과 만나 지분참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고위임원을 한국에 보낼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3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항공산업 발전방향 세미나」에 보잉과 아에로스파샬의 본사임원이 참석, 지분참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추가협상을 하기 위한 외국 경영진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보잉과 함께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샬도 최근 본사 고위임원을 파견, 항공 단일법인에 지분참여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타진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중전기업체인 스위스 ABB는 한국중공업의 발전설비 분야에 대한 지분참여 및 협력확대 방안 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들의 외자유치 협상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통신과 온세통신은 영국 최대 통신업체인 BT로부터 자본참여 제의를 받고 있으며 LG텔레콤은 이르면 이달말 BT로부터 5억달러 안팎의 자본을 들여올 예정이다.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이 단일법인을 설립키로 한 철도차량 분야에서도 프랑스의 알스톰과 독일의 지멘스사의 자본유치 협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이 합병, 단일화하기로 한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일본 및 미국기업이 지분참여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대 그룹을 중심으로 한 중복과잉 업종에 대한 통합은 관련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외국기업과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하고 『그동안 인텔 등과 개별적으로 외자유치 노력을 기울여온 현대와 LG간 반도체협상이 타결되면 외자유치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용택·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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