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나스닥 회복 시작하나] "新경제는 아직…" 신중론 여전

뉴욕 증시의 나스닥 지수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는가.지난달 1,600대까지 떨어졌던 나스닥 지수는 3주만에 저점에서 30% 이상 회복, 2,100대로 뛰어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월초 기준으로 15%나 급등, 다우존스 및 S&P 500등 블루칩 지수의 8~9%에 비해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나스닥이 이같이 폭등세를 보이자 월가에서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나온 결과로 보면서도, 또 다른 버블을 만들어 낼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나스닥 상승의 배경= 나스닥 상승의 주요 이유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로 쏟아진 풍부한 유동성이 저평가된 기술주를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에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가장 빨리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락이 심한 나스닥 시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으로 월가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알 왈리드 왕자도 "기술주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 사는 것이 황금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 상장 종목중 반도체 분야의 상승이 주목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들 저점 대비 40% 이상 폭등했다. 월가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이 모두 나서 경기 논쟁을 벌였지만, 시장은 예상외로 호조를 보인 인텔의 1분기 수익에 힘입어 일단 낙관론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나스닥이 1년전처럼 급상승하기는 어렵고, 아직도 상당수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수익을 내지 못한 점에서 위험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 조짐은 '구경제(Old Economy)' 분야에서 나타나고, '신경제(New Economy)'는 여전히 바닥이라는 점을 유의하라는 지적이다. ◇설비과잉에 대한 우려= 미국의 IT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생겨난 설비 과잉과 재고 과잉이다. IT 산업의 재고를 재는 기준은 없지만, 경제예측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스 어드바이저는 지난해 12월 현재 600억~900억 달러어치의 재고가 쌓여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술산업은 지난해 경제성장에 1% 기여했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기능을 했다는 것이 이 기관의 분석이다. 기술산업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1분기 31.4% 늘어났지만, 올 1분기에는 6.4% 감소했다. 경제연구소들은 올 연말에 미국의 기술산업이 다소 회복세에 들어가겠지만, 설비 과잉이 완전히 해소되려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모건 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침체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시점에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주가가 이작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가 2%로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신경제 하에서 이정도의 수치는 '성장형 침체(Growth Recession)'라고 분석했다. 제닛 옐렌 전 FRB 이사는 90년대 중반에는 2~3%의 성장률로도 실업률을 줄일수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 경제가 3~5%의 높은 성장을 달성해야 실업률이 감소한다며 1~2%의 성장률은 침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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