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농산물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10월 국회에 제출한 국감 업무보고에 따르면 친환경 농산물 인증농가수는 지난 2001년 4,680가구에서 올 6월 말 현재 2만5,330가구로 늘어났다. 또 농산물 생산량은 같은 기간중 8만7,280톤에서 지난해 36만5,200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15만7,390톤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유기농가도 지난 2001년 440가구에서 올 상반기에는 1,540가구로 3배 이상 늘어났으며 유기농 생산량은 1만630톤에서 지난해 2만4,,440만톤, 올 상반기 1만1,670톤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친환경 농산물 시장 규모는 올해 6,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친환경 농업은 화학 비료와 농약 사용을 최대한 줄여, 지속가능한 농업 생산을 유도함으로써 환경 보전과 농산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농업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민간 단체 위주로만 추진돼 오다가 90년대 후반부터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을 받아, 지난 97년 친환경농업육성법이 마련된 데 이어 2001년에는 친환경농업육성을 위한 5개년계획, 올 들어서는 친환경농업 육성과 농산물 안정성 확보 대책이 각각 수립, 추진되고 있다.
친환경농업으로의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연내에 직불제 대상을 이미 인증을 획득한 농가 중심에서 농약이나 비료를 적게 사용하는 저투입 농가로까지 확대하는 등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친환경시범마을 확대를 위한 교육훈련비 지원과 합성농약 방제를 천적 방제로 대체하기 위한 천적구입비 지원 등을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세부 방안에 힙입어 정부는 올해부터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해마다 5%씩 감축해 오는 2013년까지는 사용량을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2010년에는 현재 전체 농산물의 2%에 불과한 친환경인증 농산물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
물론 이 같은 국내 사정은 환경선진국과 비교하면 한참 뒤진 것이 사실이다. 80년대 후반부터 ‘지속 가능한 농업’ 의 개념을 키워 온 유럽 각국의 경우 당장 내년까지 전체 농산물의 5~10%, 2010년에는 덴마크나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전체의 5분의 1 가량을 친환경 농산물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농산물 하면 곧바로 ‘유기농’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친환경 농산물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재배’ 농산물 외에도 1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전환유기재배’ 농산물,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농업진흥청이 제시한 시비량만으로 재배한 ‘무농약재배’ 농산물, 농진청의 농약과 화학비료 권장 사용량의 절반만으로 재배한 ‘저농약재배’ 농산물 등 4가지로 구분된다.
특히 ‘유기농산물’이라는 표시는 단순히 3년 이상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종자의 선정과 토양 관리, 병해충, 잡초 방제 방법, 생산, 저장, 유통, 포장의 모든 생산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루어 졌을 때만 가능한 까다로운 기준을 의미한다.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유기식품 기준 제정위원회에서 제정한 CODEX 기준에 따른 것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적용되는 기준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은 국내에서도 유기농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도 외국에서 인정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