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보 꾸러미사업' 뜬다

[CP부자가 나온다] 유료화통해 큰 수익올려『야후의 컨텐츠를 일부 유료화하겠다.』 지난 3월말 제리 양 야후(YAHOO) 창업자가 한 말이다. 그의 말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끌었다. 「인터넷=무료」의 시대를 연 야후가 「인터넷은 더이상 공짜가 아님」을 선언한 것이기 때문. 야후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야후마저 「컨텐츠 유료화」에 나섰다며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그의 선언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금 인터넷 세상에서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하나있다. 「인터넷 컨텐츠=공짜」라는 인식이 「컨텐츠=돈」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들어 「인터넷 컨텐츠의 유료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유료 컨텐츠가 많이 팔리고 있으며, CP(CONTANTS PROVIDER·컨텐츠 제공사업자)가 새로운 유망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기업이나 PC통신업체는 물론 이동전화 서비스업체들도 컨텐츠를 한 곳에 모은 「컨텐츠백화점」에 앞다퉈 진출하거나 육성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동전화 회사들은 모바일 인터넷의 성공이 우수한 컨텐츠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에따라 과거 PC통신의 「IP부자」가 인터넷에서 「CP부자」로 다시 태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는 컨텐츠 유료화에 성공한 기업들이 꽤 있다. 잘 알려진 곳이 월스트리트 저널. 월스트리트 저널은 97년 인터넷 뉴스를 유료화해 현재 수십만명의 독자를 확보하는 성공을 거뒀다. 국내서도 「CP 유료화」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두루넷은 현재 48개의 유료 CP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유료 CP의 매출액이 3,500만원에 불과했으나 4월에는 1억원을 넘었다. 특히 성인영화를 상영하는 에로티카가 인기다. 컨텐츠 유료화는 코스닥 거품이 꺼지고 인터넷 기업들이 회원수보다는 「수익 모델」에 열중하면서 더 빨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좋은 컨텐츠를 무료로 제공해 인기를 끈다」는 방식이 무너지고 「컨텐츠를 돈으로 연결해 수익을 낳는다」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컨텐츠 유료화」가 우선 두가지 분야에서 성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 금융 등 「돈되는」 컨텐츠와 스포츠, 게임, 연예 등 「즐기는」 컨텐츠다. 흔히 말하는 「3S」(SEX, SPORTS, STOCK)다. 인터넷 평론가 에번 슈워츠는 『개별 컨텐츠를 모아 더 높은 가치를 지닌 정보 꾸러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컨텐츠 유료화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아직도 인터넷 컨텐츠는 공짜라는게 대세다. 많은 기업들이 컨텐츠 유료화에 나섰다가 쓴맛을 봤다. 요금 결제와 보안도 아직 풀리지 않은 어려움이다. 홍윤선 네띠앙 대표는 『전반적인 인터넷 컨텐츠는 계속 무료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컨텐츠 유료화의 성공은 이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달려 있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김상연기자DREAM@SED.CO.KR 입력시간 2000/04/30 18:02

관련기사



김상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