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동통신 임대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ㆍKT 등 통신업체들로부터 네트워크를 빌려 통신 임대사업을 하는 이른바 '제4의 이동통신사업자' 탄생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온세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 등이 내년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본격 준비에 돌입했으며 금융ㆍ전자책ㆍ자동차 등의 업계에서도 관련 사업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기존 이동통신요금보다 20~30%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 국내 이통시장에서 요금인하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사업자(SO)들이 인터넷전화 사업을 위해 공동 출자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내년 1월 서비스를 목표로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KCT는 오는 11월까지 SK텔레콤ㆍKT 등 통신업체들과 통신 네트워크 도매제공 계약과 상호 접속 계약을 맺고 12월께 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KCT는 이어 기존 이통상품보다 20% 할인된 요금제와 특정그룹 가입자용 요금제 등을 내놓고 단말기는 우선 저가 단말기에서 시작해 점차 스마트폰 등 고가 단말기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일 온세텔레콤도 MVNO 사업진출을 위한 사업단을 공식 출범하고 내년 정식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세텔레콤은 사업단을 통해 이통사업자와의 공조, 마케팅 전략 수립, 단말기 소싱, 네트워크 설비 구축 및 연동 등 구체적인 준비에 나서 내년 중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했다. 온세텔레콤은 특히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금융권 및 대형 유통업체 등과의 제휴도 진행하고 있다. 음성 통신 서비스를 위주로 기존 이통사들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될 온세텔레콘ㆍ케이블TV 업계와 달리 틈새시장을 노리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통합LG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데이터 MVNO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고 신한카드도 MVNO를 통한 모바일 카드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신세계ㆍ이마트 등 유통업계,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 등도 MVNO를 통해 자사의 서비스와 통신 서비스를 연계,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MVNO가 통신시장에 순조롭게 정착될 경우 상당한 통신요금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통신업체들을 대상으로 통신 네트워크 임대 가격을 가급적 낮게 가져가도록 유도할 계획이어서 MVNO가 저렴한 통신요금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요금의 MVNO 상품이 출시되면 이것이 전체 음성ㆍ데이터 시장에도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미쳐 자연스럽게 전체 통신시장의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MVNO가 시장에 정착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통신망 도매대가 산정과 조건 등을 놓고 통신업체들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정부가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중재를 한다고는 하지만 통신업체들이 자신의 기반을 완전히 허물 정도로 낮은 가격에 임대를 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초기 사업자의 특성상 유통망이 취약한 것도 사업의 조기 정착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MVNO 업체의 한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돼 서비스 준비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며 "하지만 MVNO가 나오기 전까지, 아니 나온 후에도 통신사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망을 소유하지 않은 사업자가 SK텔레콤ㆍKT 등 기간통신망사업자로부터 통신 네트워크를 빌려 통신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