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천연가스 안정적 확보방안 강구해야

수급예측을 잘못해 2008년 천연가스대란이 일어날 수 있고 엄청난 손실을 초래했다는 국회 보고서는 국가에너지정책이 주먹구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인도 등이 수년 전부터 에너지외교를 강화하며 원유는 물론 각종 원자재를 대거 확보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우리 정부는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예측 하나 제대로 못해 대란을 맞을 수 있다 하니 답답한 일이다. 전쟁으로 비유되는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급원을 확고히 해야 하는데도 우리 정부는 도입선을 다변화한다며 도입주체를 잔뜩 늘려 도입비용만 늘어나게 했다. 장기로 해야 할 도입계약도 단기 내지 중기로 바꿨다. 이 때문에 7년 동안 허비한 돈이 17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는 2년 전 수립한 수급계획을 대폭 수정해 필요물량을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게 우리의 의도대로 될 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세계가스시장이 과거와 달리 공급자위주로 바뀌고 있어 물량확보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공급량이 생각보다 넉넉하지 못한 실정이다. 세계경제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의 천연가스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데다 장기계약을 통해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수출국이었던 인도도 수출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수급불안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에너지자원을 무기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러시아가 에너지국유화를 추진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천연가스카르텔을 결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원유에 이어 천연가스가격도 급등할 것이 확실시된다. 천연가스를 둘러싼 확보전쟁이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당장 2년 후에 가스 부족사태가 올 수 있다고 하니 물량확보가 시급한 과제이긴 하다. 그러나 에너지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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