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세계 창고형 할인매장 출발 산뜻

자영업자 타깃 '트레이더스 구성점' 오픈 한달<br>비회원제·식자재전문코너 시선끌기 성공<br>하루 매출액 130% 이상 늘어 4억원 육박


신세계가 야심차게 시작한 창고형 할인매장 실험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1월29일 문을 연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 경기 용인시 보정동에 자리한 이 곳은 '자영업자를 위한 할인점'을 표방하며 기존 구성점을 1년여간 재단장해 새롭게 선보인 점포다. 지난해 12월 31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오픈후 한달 남짓 지난 지금까지 이 매장의 일평균 매출은 3억9,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뉴얼 전 일반 이마트 매장이었던 때의 1억7,000만원에 비해 무려 130% 이상 많고, 전국 이마트 점포중 매출 10위권인 죽전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구매고객 역시 기존의 일 평균 3,280명에서 97% 늘어난 6,450명으로 집계됐다. 구성점의 초반 성과는 애초의 타깃이던 자영업자 고객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단 코스트코와 달리 비회원제를 선택해 접근성을 높인데다 영업시간도 자영업자에 맞춘 오전 9시~오후 10시로 잡았다. 특히 국내 자영업자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은 요식업소 운영고객들을 위해 젓가락과 컵 등의 식자재 전문 코너를 825㎡ 규모로 운영하고 기존 창고형 매장과 달리 대규모 냉장시설을 갖춘 '쿨링존'을 통해 신선식품군을 강화한 것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국내 할인점 최초로 만든 자영업자 지원 전담 파트너팀의 활약도 돋보인다. 영업 노하우를 전수해줄 뿐 아니라 세무업무 지원과 식품위생 출장 서비스도 제공하는 매장 내 전문 상담실에는 매일 100~200여건의 상담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이 밖에 창고형 할인매장에 걸맞게 기존 점포 보다 최고 30% 저렴한 제품가격에 오픈 직후 신라면과 코카콜라 등 주요 인기 품목을 대상으로 코스트코 양재점과 벌였던 가격 경쟁도 초기 고객들의 시선을 잡는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신세계가 구성점을 첫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점 찍었던 것은 인근 죽전과 용인, 보라, 수지점 등 다른 이마트 점포와 고객층이 겹치는 대표적인 '샌드위치 상권'에 있어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리뉴얼 요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2006년 인수 전까지 월마트로 운영됐던 곳인 만큼 창고형 매장형태에 알맞은 구조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도 구성점을 낙점한 이유다. 사실 신세계의 창고형 할인점 운영은 처음이 아니다. 1993년 국내 최초의 할인점으로 문을 연 이마트 창동점은 구성점과 비슷한 대용량 생필품을 취급하는 점포였고 이후 1998년까지는 코스트코의 전신인 창고형 할인점 프라이스클럽을 운영했던 전력이 있다. 이마트는 창고형이 할인점이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 신선식품이 강화되고 낱개 상품이 주력인 현재의 매장 형태로 방향을 전환했었다. 그러나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경쟁업체와의 상권싸움이 치열해지고 국내 할인점 출점이 거의 포화상태에 달한 점, 대표적인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양재점이 회원제로 운영되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연 3,000억원대 후반의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는 점 등이 신세계가 기존 창고형 점포를 12년만에 다시 열게 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신세계의 실험은 일단 합격점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구성점의 산뜻한 출발에 힘입어 신세계 이마트는 내년 중 인천과 대전 등 주요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트레이더스 점포 4~5곳을 더 오픈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