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도입한 역외선물환(NDF)거래규제를 시행 한달 만에 사실상 폐지하기로 하면서 원화환율이 또 크게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전일보다 5원90전 떨어진 1,152원20전으로 마감해 올들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달 19일 발동한 NDF 매도초과한도규제(국내은행 매도초과 포지션 1월16일 기준으로 90%이상 유지)를 단계적으로 폐지, 오는 20일부터 60%, 다음달 20일부터 20%, 오는 4월20일부터는 규제를 완전히 풀기로 하면서 달러매물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날 NDF 만기정산 물량은 3억~4억달러로 추산됐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선물환 만기분을 연장하는 대신 현물시장에서 직접 매도해 정산하는 물량이 급증한데다 시장개입도 약해 원화가치가 급상승했다”며 “결국 정부의 NDF규제가 특별한 효과도 못 거둔 채 시장에 혼란만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 한달만에 사실상 폐지로 물러선 것 자체가 시장원리에 반하는 무리한 정책이었음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여권 재정경제부 외화자금 과장은 “NDF 규제책으로 국제적 투기거래가 한풀 꺾였다”며 “규제가 지속될 경우 금융기관이 선의의 피해를 볼 수도 있어 규제를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