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가로막혀 정밀실사가 계속 지연됨에 따라 ‘선(先) 본계약, 후(後) 가격조정’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실사가 일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계약은 다음달 말 정해진 일정에 맞춰 하되 본계약 이후에도 가격 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협상안을 강구하고 있다. 당초 일정은 오는 12월10일까지 실사를 마치고 가격조정을 거쳐 연말에 본계약을 체결한 뒤 3개월 내에 잔금을 완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음달 말까지 만족할 만한 실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격조정에 대한 여지를 둔 채 일단 본계약부터 맺고 그 이후부터 잔금완납 때까지 추가적인 가격조정을 하겠다는 게 한화의 복안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그룹에 대해 ▲100% 고용보장 ▲종업원 보상 ▲5년간 회사 주요 자산 처분 금지 ▲구체적인 인수자금 조달방안 제시 등 4개 핵심 요구안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실사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이에 대해 “이 부분은 대우조선해양의 현재 대주주인 산은이 풀어줘야 할 문제”라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화 측은 “고용보장 부문은 입찰제안서에서 이미 약속한 사항이라 문제가 없지만 자산 처분 금지, 종업원 보장 등의 요구는 실사도 하기 전에 약속하기 어려운 사항”이라며 난감해 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외 금융시장 경색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구체적인 인수대금 조달방법은 잔금완료 직전까지도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산은과의 양해각서(MOU)에서 본계약 및 대금완납 일정을 약속했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면서 “실사 일정이 꼬일 경우 ‘선 본계약, 후 가격조정’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그룹은 국민연금의 컨소시엄 참여 금액과 보상안에 대해 막판 논의를 하고 있으며 산은 측도 국민연금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