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당, 호남민심에 촉각

이수일 前국정원차장 자살…정국 격랑 <BR>연이은 악재로 곤혹

‘설상가상(雪上加霜)’ 김대중(DJ)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도청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의 자살로 열린우리당이 호남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우회적인 열린우리당-민주당 통합 반대 의사표명과 DJ 정부 시절 두 국정원장의 구속 등 호남 민심을 자극할 만한 연이은 악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이 전 차장의 자살이 ‘불 난 데 기름 붇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검ㆍ경이 그의 자살 배경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지만, DJ측 주장대로 무리한 수사가 그를 죽음에 몰았다고 결론이 날 경우 이 전 차장의 죽음이 몰고 올 파장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당장 두 국정원장 구속 수사 방침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DJ측이 실제 ‘액션’에 들어갈 경우 호남 여론이 우리당을 등지는 것은 시간 문제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측이 이날 브리핑에서 “김대중 정부를 도덕적으로 흠집 내려는 정치적 의도에 따라 검찰이 이 전 차장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폭풍전야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를 의식, 우리당은 임동원ㆍ신건 등 두 전 국정원장의 구속수사가 당의 뜻과는 무관하다며 검찰과 거리 두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검찰-검찰총장-법무장관-청와대로 이어지는 실제 의사결정 구조를 볼 때 우리당도 여권에 몰아 닥칠 후폭풍으로부터 안전거리에 있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 여권 일각에서는 도청 수사결과 DJ 정권 아래서 무분별하고 조직적인 도청이 있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 이상 호남 정서에 무작정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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