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말달께 서비스 예정인 번호이동 인터넷전화가 ‘070’ 인터넷전화와는 달리 추가 접속료가 발생하는 데다 KT 등 기존 집전화의 요금할인 공세가 커지면서 번호이동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집전화 고객이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인터넷전화로 바꿀 경우 1분당 3.19원의 접속료가 생기게 돼 인터넷전화의 강점인 가입자간 무료통화 서비스가 힘들 전망이다. 이는 기존 전화번호의 경우 유선전화(PSTN) 사업자의 망을 거쳐 인터넷망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밟아야 돼 KT 등 유선통신사업자에게 이용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접속료 문제와 관련,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이 번호이동 접속료를 전액 부담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전화 접속료를 무료화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인터넷 전화고객이 통화를 오래 하면 할수록, 또 가입자 수가 많아질수록 접속료 부담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이 같은 대안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데이콤 관계자는 “최종 방침이 정해져야 알겠지만 접속료는 원가이기 때문에 통화료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와는 달리 070 고객끼리는 망내 무료통화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KT가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이탈을 막기 위해 통화료 할인에 나서고 있는 것도 번호이동 인터넷전화 확산을 가로막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KT는 최근 월 1만원(기본료 포함)만 내면 평일 야간과 주말 시내외 전화를 무제한 이용하면서 한편의 영화를 무료 관람할 수 있는 ‘싱글CGV요금제’를 내놓았다. 또 기본료 5,200원에 월정액 2,000원을 추가하면 시내전화 요금으로 시내외 전화 구분없이 쓸 수 있는 단일요금제도 시행 중이다. 이에 더해 KT는 기본료에 월 3,000원을 더 내면 통화당 39원에 제한없이 쓸 수 있는 ‘무제한 요금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요금제는 인터넷전화 통화료와 비슷하거나 더 싸다는 게 KT측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번호이동 시행 이후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로 요금인하 효과가 큰 선택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요금 면에서 KT 집전화와 인터넷전화가 비슷해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KT의 시장수성전략은 요금전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KT는 “인터넷전화 통화품질이 기존 집전화와 차이가 난다”고 강조하며 집전화 장기고객을 묶어두는 ‘유지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전화가 긴급전화시 위치추적에 어려움이 있고 정전이나 인터넷 중단시 불통이 돼버린다는 점을 집중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LG데이콤측은 “긴급통화 문제는 고객이 위치등록을 하면 해소된다”며 “우리나라 정전은 1년 동안 다 합쳐봐야 18분밖에 안되기 때문에 정전에 따른 불편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반박했다.